산업연구원 반도체 수출액 분석
7월 이후 완만하게 회복세 보여 내년 수출은 2017년과 비슷할듯
반도체 수출이 올해 7월부터 회복세를 보였으며 내년부터는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장기 침체기에 빠졌던 반도체 산업이 성장세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7월 이후 완만하게 회복세 보여 내년 수출은 2017년과 비슷할듯
3일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71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4%나 감소했지만, 지난 2014년 이후 평균치보다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 호황이 시작됐던 2017년 동기보다 수출액이 늘어났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9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올 2월까지 감소세를 유지하다가 하락세가 줄어들고 있으며, 올 7월부터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올 7월 같은 기간보다 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 대상국별로는 올해 들어 최대 시장인 중국 수출이 줄어든 반면 베트남 수출은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 수출 부진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중국의 첨단제품 수출이 줄어들면서 반도체 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며, 베트남에 대한 수출 증가는 국내 전자업체들이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이전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산업연구원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5세대(G) 이동통신 도입에 따라 반도체 수요도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개발이 가속화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많은 양의 데이터 처리·보관을 위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또 인텔의 CPU 공급 정상화로 PC 수요가 증가하고, 2020년 올림픽 효과에 따른 전자기기 수요 증가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내년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2017년(979억달러)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과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향후 변수라고 우려했다. 산업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반도체 경기가 둔화하면 1년 정도 지속하는 게 과거 흐름이었으나 이번 불황은 단기간에 대폭 하락한 뒤 점차 안정세로 전환하는 새로운 흐름을 형성했다"면서 "단기적인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수요 구조 변화 및 신산업 수요 대응이라는 전략적 관점에서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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