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관방장관 정례브리핑
靑 "아베와 대화 필요성 공감"
日은 두 정상 만남도 공개 안해
11분 환담 의미 축소 분위기
【 도쿄=조은효 특파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수출관리 재검토(수출규제)는 별개의 문제다."
靑 "아베와 대화 필요성 공감"
日은 두 정상 만남도 공개 안해
11분 환담 의미 축소 분위기
지난 6일 미국 국무부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청와대 국가안보실 김현종 2차장을 만나 지소미아 유지에 압박을 넣은 직후,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도쿄 일본총리 관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내놓은 발언이다.
발언 자체는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와 수출규제를 맞바꾸자는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기존의 입장 문구 그대로이나, 미국의 한국에 대한 압력과 한국의 잇따른 대화 제스처 속에 일본이 전략적 우위에 있다는 일종의 자신감의 표현으로 분석된다.
대화 주도권은 일본에 있는 상황. 지소미아 종료 시한까지 남은 보름간 한·일 간 대화판에 반전이 일어날 수 있을까.
미국 국무부가 출격해 한국을 상대로 지소미아 유지에 압력을 가한 데 이어 7일엔 미국 국방부 랜들 슈라이버 인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NHK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 지소미아를 유지하도록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가 지소미아 유지에 협공작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한국이 지소미아를 재고할 시간은 아직 있다"고 말해 지소미아 유지를 종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한·일 관계의 긴장은 중국과 북한에 이익을 줄 뿐"이라고 강조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지소미아 종료 후에도 한·미·일 3국 간 정보공유의 틀로 군사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한국 정부의 주장에 대해 "현재의 안보환경에서 최적(해법)은 아니다"라면서 "한국과 일본이 미국을 경유하지 않으면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는 건 비효율적"이라고도 지적했다.
앞서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역시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한·일 지소미아 문제를 포함한 한·일 대립의 장기화는 한·미·일 연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로 인해 결국 "베이징, 모스크바, 평양이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소미아 종료 카드로 미국의 개입을 유도해 한·일 갈등 중재를 기대했던 정부의 기대와 달리 일본에 유리한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태국 방콕에서 한 '11분간 환담'에서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발표한 것과 달리 일본 정부는 두 정상의 만남 자체를 외무성 홈페이지에 공개하지도 않는 등 회담 자체의 의미를 축소하는 분위기다.
일본 외무성은 홈페이지에 아베 총리가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중국, 인도 등 7개국 정상과 회담한 내용을 사진과 함께 소개했으나 문 대통령과 환담을 나눴다는 내용은 일절 다루지 않았다.
또 한국 청와대가 '11분간 환담'이라고 발표했으나 일본 측은 '10분간 교환 또는 접촉'이란 표현을 썼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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