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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업계 애도 속 영면
"역대 협회장 가운데 자본시장에 대한 열정과 이해도가 가장 컸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자본시장업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평소 격의 없는 소통과 열정적으로 회장 직무에 임했던 그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평가는 남다르다. 권 회장은 8일 영면에 들었다.
권 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1회 기술고시에 합격, 1986년부터 2000년까지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관료로 일했다.
2018년 1월 금융투자협회장 선거 투표에서 68.1%라는 압도적 지지를 얻어 회장으로 선출됐다. 금투업계와 정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 협회의 특성상 적합한 '융합형 최고경영자(CEO)'였다는 평가다. 권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소통하고 제도를 만들어낼 수 있는 협의체를 마련하는 등 자본시장 혁신을 위해 힘썼다. 대표적인 성과가 23년 만의 '증권거래세 인하'다. 무엇보다 그는 거래세 인하가 일회성 사안으로 그치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손익통산·손실이연 인정 등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금융소득 과세체계 전반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금투협 직원들은 권 회장에 대해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고, 말단 직원의 의견까지 경청한 CEO"라고 입을 모았다. 금투협의 한 직원은 "보고를 하면 늘 '잘했다'는 칭찬과 함께 등을 두드려주면서 격려해주던 모습을 잊지 못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권 회장 취임 이후 금융투자업계에 산적한 현안들을 공론화하고, 이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왔기에 금투업계 입장에서도 빈자리가 크게 다가온다. 한 증권사 대표는 "인성, 품성, 지성을 갖춘 협회장으로서 항상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을 것"이라며 "권 회장이 추진했던 자본시장 혁신안이 계속 추진돼 업계 발전의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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