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 '인피니티스타' 등급거부
V4·리니지M 같은 방치형 RPG
블록체인 게임만 다른 기준 적용
NFT 아이템 사실상 금지시켜
업계 "게임위 또 혁신기술 발목"
V4·리니지M 같은 방치형 RPG
블록체인 게임만 다른 기준 적용
NFT 아이템 사실상 금지시켜
업계 "게임위 또 혁신기술 발목"
업계에서는 해외에서 이미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고 육성에 나서면서 속속 시장에서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게임위가 국내 이용자들의 해외 블록체인 게임 접속을 막을 수도 없으면서 국산 게임의 출시를 막는 것은 국내 게임산업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게임위가 지난 6일 '인피니티스타' 대한 등급거부(예정) 판정을 내린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 "블록체인 게임만 다른 잣대"
비판여론이 확산되자 게임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인피니티스타의 등급거부 결정은 해당 게임물이 우연적인 방법으로 결과가 결정되고, 획득된 재료를 가상의 재화로 변환이 가능하며, 게임 이용자의 조작이나 노력이 게임의 결과에 미칠 영향이 극히 드물다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재홍 위원장은 "이번 결정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게임물에 대한 전면적 금지 선언은 아니다"고 했다.
업계는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인피니티스타의 게임진행 방식이 최근 출시되는 대다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들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게임위가 인피니티스타에 대해 우연적인 방법으로 결과가 결정되고 게임 이용자 조작이나 노력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드물다고 판단했지만, 동일한 게임 방식으로 최근 출시된 V4나 이미 수년째 게임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리니지M에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위도 방치형 RPG라는 최근 유행을 잘 알고 있을텐데도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인피니티스타를 실제로 해보지 않고 서류만 본 것 아닌가 싶을 정도"라며 "인피니티스타의 게임진행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전형적인 방치형 RPG의 공식을 따르고 있으며, 당연히 스킬강화, 캐릭터 강화, 무기 선택, 방어구 착용 등 이용자의 조작이나 노력이 게임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인피니티스타가 등급거부라면 리니지M이나 V4와 같은 대다수 모바일 RPG도 다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모든 블록체인 게임 막은 것" 지적도
게임위가 게임 내에서 획득한 재료를 가상의 재화로 변환시킬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은데 대해 업계에서는 "사실상 모든 블록체인 게임에 사형선고를 내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인피니티스타에서는 게임 내에서 획득한 재료로 아이템을 제작하고, 이 아이템을 이더리움 기반 대체불가능한토큰(NFT)으로 변환할 수 있다. 이렇게 변환된 아이템은 외부 NFT 거래소에서 사고 팔 수 있다.
NFT는 전세계 블록체인 게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기술이다. NFT를 통해 게임 내 유일한 아이템을 만들 수 있고, 아이템의 소유권을 이용자들에게 되돌려준다는 것이 블록체인 게임의 핵심이다. 이번에 게임위의 결정은 이같은 NFT 아이템을 사실상 금지한 것이다. NFT 아이템도 만들지 못하는데 굳이 블록체인 게임을 만들 이유가 없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업계는 이미 해외에서는 NFT 아이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NFT 아이템을 암호화폐로 보지 않고 있어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업계에서는 게임위가 매번 혁신적인 기술이 가장 먼저 도입되는 게임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토로한다. 10여년전 스마트폰 게임과 애플리케이션(앱) 장터가 처음 등장했을때도, 모든 게임은 반드시 사전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게임 개발사들의 발목을 잡았다. 자율등급분류 제도를 도입한다는 법 개정은 2년여가 지난 후에야 이뤄졌다. 이번 블록체인 게임 분야에서도 10년 전과 데자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인피니티스타'의 등급분류를 신청한 노드브릭은 게임위 판정에 대해 소명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휘준 노드브릭 대표는 "게임위가 인피니티스타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공문을 받는대로 소명자료를 충실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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