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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현 알에스오토메이션 대표 "로봇의 두뇌 '컨트롤러' 더 똑똑하게 업그레이드"[미래 로봇 리더를 만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7 18:17

수정 2019.11.18 10:47

로봇부품 국산화 20년 매진
근육 역할하는 '드라이브'
눈에 해당하는 '엔코더' 주력
美·日·獨 등 선진시장 진출
中 합자법인 만들어 현지화 다져
"장기적인 로봇산업 육성책 필요"
국내 로봇 산업은 아직 갈길이 멀다. 아직 로봇 핵심 부품이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마져 국내 부품을 믿지 못해 쓰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한일무역전쟁 이후로 국내 기업들도 국산부품 채용을 검토중인 곳도 많다.
이들 업체들은 잇따라 주요 부품을 국산화해 가격 장벽을 낮췄고, 해외 시장에 적극 대응하는 업체들도 떠오르고 있다. 이에따라 '로봇 강국코리아'를 향한 희망도 점점 커져가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로봇분야 유망기업을 포함한 산·학·연 최고 리더들을 차례로 만나 혜안을 들어본다.
강덕현 알에스오토메이션 대표 "로봇의 두뇌 '컨트롤러' 더 똑똑하게 업그레이드"[미래 로봇 리더를 만나다]

"국내 로봇업계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사실상 바닥 수준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좋은 기술로 시장을 치고 올라갈 기회가 열려 있다."

강덕현 알에스오토메이션 대표(사진)는 지난 13일 경기도 평택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빈 말은 아니다. 감속기부터 컨트롤러, 자율주행에 필요한 감지 센서까지, 최근 들어 국내 업체들은 주요 부품을 잇따라 국산화 했다. 알에스오토메이션 역시 약 20여년간 로봇부품 국산화에 공을 들인 기업중 하나다.

■로봇모션 3대 부품으로 해외 공략

알에스오토메이션이 만드는 제품은 로봇이 움직이는 핵심부품이다. 사람으로 치면 두뇌 역할을 하는 '컨트롤러', 근육에 해당하는 '드라이브', 센서 역할을 하는 '엔코더' 등 3대 부품을 만든다. 모터나 거대 팔은 눈에 띄지만 이 3대 부품은 팔 속이나 하단 박스에 숨어 있다. 수십년 전에는 독일, 일본 등의 선두업체들만 만들던 제품이다. 지금은 삼성전자, 미국의 로크웰, 일본의 야스카와 등도 RS오토메이션의 모선 제어 부품을 산다.

강덕현 대표는 "주요 부품 하나를 국산화하려면 많은 시행착오와 더불어 내구성 측면에서도 신뢰도를 줄수 있도록 실증작업이 필요하다"면서 "선두업체와 경쟁할 부품을 만들려면 적어도 5년 이상 꾸준히 투자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야스카와와 거래하는 회사중에 일본에 공장이 없으면서도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는 현재까지 알에스오토메이션밖에 없다"면서 "현재 만드는 부품의 절반 이상이 미국, 일본, 독일 등에 수출중이고 연구개발(R&D)에도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형 컨트롤러, 전력 제어기로 새 먹거리 만들어

알에스오토메이션의 차세대 무기는 신형 컨트롤러와 전력 제어기다. 신형 컨트롤러는 현재 로크웰 등에 납품중인 제품을 개선헤 성능과 효율 등을 높인 제품이 될 예정이다. 기존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차기 제품 역시 발주 업체들의 기대가 높다. 전력제어기기 또한 향후 먹거리로 보고 개발이 거의 끝난 상태다. 전력 제어 방식을 기존과 바꾸는 방식으로 안정성을 높이고, 제어기의 크기도 종전 모델보다 작게 만들 수 있어 강점이 높다.

그는 "앞으로 차세대 기기와 전력제어기가 알에스오토메이션의 5~10년간 먹거리가 될 것"이라며 "직류전기를 교류전기로 바꿔주는 에너지제어장치도 두산퓨얼셀 등 여러곳에 납품중"이라고 말했다.

■합자법인으로 중국 시장 진출

강 대표는 올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도 닦았다. 알에스오토메이션은 지난 6월 중국 하얼빈공대 닝보지능장비연구원, 헤이룽장 잉허 투자그룹과 3자 합자법인을 저장성 닝보시에 설립했다. 합자법인 정식 명칭은 '닝보신지자동화유한공사(?波信智自?化有限公司, Ningbo RS Automation)다.

이 합자법인은 일반 양산형 공장과는 다르다. 중국 시장에 맞는 제품을 현지에서 개발하겠다는 의미가 높다. 이를 위해 중국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강대표는 하얼빈공대출신 엔지니어들의 기술 수준을 높게 보고 있다. 중국 두뇌의 도움을 받아 시장을 파고들 여지가 많다. 드라이브와 컨트롤러 등의 제품을 시장에 맞게 개발하고 생산, 판매까지 아우를 예정이다.

강 대표는 "많은 기업들이 중국 등 해외 공장을 값싼 인력을 기반으로 한 조립공장 수준으로 봐왔는데 상황이 많이 변했다"면서 "합자 법인이 중국의 우수한 기술력과 시장 이해력을 바탕으로 성장할 것을 바라보고 투자했다"고 말했다.

■"로봇생태계 살릴 정책 나와야"

어떤 대화에도 강 대표의 발언은 막힘이 없었다. 회사 매각 유혹에 흔들릴적 없느냐는 질문에도 "돈 버는 것보다 산업을 잘 키워 국내 로봇산업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2020년 제어로봇시스템학회 회장을 맡아 활동할 예정이다.


정부 정책에 대한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단기 자금 지원정책, 단편적인 인력 양성 정책보다는 장기적인 산업육성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강 대표는 "매년 나오는 특정분야 인력 양성 정책 등은 단기적으로는 고무적이지만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 많다"면서 "로봇 산업의 경우 시장 규모가 큰 산업용 로봇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운다면 서비스로봇 등 부가적으로 창출되는 시장을 파고드는 장기적인 안전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현 인턴기자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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