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중화장실 이용, 제일 힘들어요" 어른들은 모르는 '아동차별적 장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9 16:51

수정 2019.11.19 16:51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전국 12개 시도 354명의 아동이 기록한 차별이야기를 퍼포먼스를 통해 전달했다. /사진=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전국 12개 시도 354명의 아동이 기록한 차별이야기를 퍼포먼스를 통해 전달했다. /사진=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파이낸셜뉴스] 아동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공장소 중 공중화장실이 가장 차별적 요소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19일 유엔아동권리협약 채택 30주년을 맞이해 전국 곳곳에 있는 아동차별적인 요소를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해 진행한 '별의별 차별이야기' 캠페인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캠페인은 총 354명의 아동을 '별의별 탐험대'로 위촉해 직접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 곳곳을 탐험하면서 사회 제반 시설들이 아동을 고려해서 설계돼 있는지를 점검하고 사진으로 기록하도록 했다.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약 두 달간 서울에서 제주까지 12개 시도에 있는 관공서, 대중교통, 상업시설, 여가문화놀이공간, 교육기관 등 아동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공장소 165곳을 조사했다.

그 결과 아동차별적 요소가 가장 많았던 곳은 공중화장실, 대중교통, 여가놀이문화공간, 학교 순으로 나타났다.

탐험대는 차별이 차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동들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장 차별적 요소가 많았던 공중화장실 이용과 관련해서 탐험대는 "화장실에 어른용 변기만 있어서 엉덩이가 빠질까봐 불안하고 휴지걸이, 가방걸이, 세면대, 핸드드라이기까지 모두 손에 닿지 않는다"며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 중에 아동도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고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탐험대원 이예지양(10)은 "화장실 거울 높이는 항상 너무 높아 우리는 볼 수 없다"며 "거울을 세로로 길게 만들면 모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두 번째로 차별적 요소가 많은 공간이었던 대중교통과 관련해서는 "지하철의 매표기, 개찰구 카드리더기, 손잡이는 물론이고 버스의 하차벨, 계단까지 아동에게 맞는 곳이 너무 없다"며 "공공장소는 사람을 위해서 만드는 것인데. 그 사람에 아동도 포함시켜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탐험대원 나윤주양(10)은 "교통약자에는 어린이도 포함되는데 버스의 교통약자배려석 스티커에는 어린이가 없다"며 "그래서 교통약자석에 앉으면 어른들이 눈치를 준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음수대나 선반, 운동기구 등이 모두 아동에게 지나치게 높은 공원과 도서관 등 여가놀이문화공간을 비롯해 성인용 운동기구와 성인용 변기 등으로 인해 아동이 불편함을 호소한 학교·학원 등 교육기관이 뒤를 이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마련한 낮은사진전은 오는 11월 24일까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빌딩 앞 도네이션파크에 전시된다. /사진=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마련한 낮은사진전은 오는 11월 24일까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빌딩 앞 도네이션파크에 전시된다. /사진=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어린이재단은 이 같은 점검 결과를 '낮은 사진전'을 통해 공개했다. 낮은 사진전은 일반적인 성인들의 눈높이가 아닌 아동들의 눈높이에 맞게 사진을 전시해 성인들은 허리를 숙여 내려다 봐야 한다.

어린이재단 관계자는 "모든 것이 어른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설계된 세상에서 아이들은 매일같이 이런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공공장소나 공중시설을 조성할 때 아동들의 시선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훈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회장은 "공공장소와 시설을 조성할 때 아동의 이용을 배제하는 것은 아동에 대한 차별이며, 이는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채택 30주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낮은사진전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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