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짐 로저스 앞으로 5년 한반도 투자 시나리오/ 짐 로저스/ 비즈니스북스
세계 투자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았던 주요 아시아 국가는 일본과 중국일 것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경제적으로 고속 성장을 이뤘고 압도적인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기업도 있지만 내수시장을 우선시하는 폐쇄적인 경제 환경과 전쟁 가능성이 잠재돼 있는 긴장감 높은 지리적 한계로 인해 오랫동안 매력적인 투자처로는 주목받지 못했다. 이같은 아시아의 작은 반도를 '다가오는 새로운 세기에 가장 흥미로운 나라'라고 말하는 투자자가 바로 월스트리트의 전설 '짐 로저스'다.
월스트리트에 있는 동안 짐 로저스는 닷컴버블, 닉슨 쇼크, 록히드 마틴 주가 상승, 주택시장 거품 등 거시 경제 흐름을 예측하고 한발 앞서 움직여 같은 기간 스탠다드앤푸어스(S&P) 수익률 47%를 기록할 때 무려 4200% 수익률을 기록해 세계 투자시장을 뒤흔들었다. 그리고 37세라는 이른 나이에 월스트리트를 떠난 그는 두 번의 세계일주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해 잠재된 변화의 움직임을 직접 목격했다. 그리고 미국이 견제하게 될 신흥 경제대국으로 '중국'의 부상을 가장 먼저 예측했다. 더구나 보츠와나, 베네수엘라, 베트남 등 당시에는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원석과 같은 투자처를 찾아내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등 투자자로서 독보적인 길을 걸었다. 짐 로저스의 파격적인 행보는 늘 사람들의 큰 주목을 받아왔다. 짐 로저스가 '한반도 투자론'을 언급했을 때 세상은 그의 특별한 예측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997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이후 2014년 재방문에서 북한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체제 변화의 강력한 흐름을 감지한 짐 로저스는 한반도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지정학적 역학관계뿐 아니라 관련 국가간에 일어나고 있는 복잡한 이해관계를 예리한 시선으로 관찰하며 북한 투자에 대한 자신의 확신을 공식적으로 언급한다. 당시엔 냉각 상태의 남·북 관계와 강력한 대북제재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한반도 내 긴장감은 높아지던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북한 내부에서 '시장경제'로의 움직임이 일어난다고 내다봤다. 이는 언젠가 북한의 문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 가진 지리적 이점과 개발되지 않은 엄청난 양의 천연자원, 생산성 높고 값싼 노동력을 근거로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는 모든 것이 투자 대상이 된다'는 투자 철학을 가진 짐 로저스에게 북한 잠재력과 남한 경쟁력이 융합될 경제통합 한반도는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투자처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 2009년에 발표된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경제통합 한반도는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을 가볍게 넘어서면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담겨 있다. 짐 로저스 역시 이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굳게 닫힌 북한의 문이 열리고 휴전선이 사라지는 순간 한반도에 자본의 물결이 흐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다가오는 역사상 가장 큰 경제위기 속에 한반도는 비교적 경제적 타격을 적게 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짐 로저스는 거듭해서 자신이 겪은 경제위기 중 사상 최악일 것이라고 경고하며 추락하고 있는 일본 경제와 흔들리는 유럽연합, 차기 경제 패권을 두고 무역전쟁을 일으키고 있는 미·중·러 사이에 경제 무풍지대는 없지만 한반도가 유일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짐 로저스는 그동안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와 한반도의 지정학적 가치를 바라보는 자신의 거시적인 투자론을 이 책에 담았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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