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3·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사업소득 증가율(전년 동분기 대비)은 -4.9%를 기록하며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가구소득 상위 20% 가구 가운데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가구(자영업자 포함)가 지난 2·4분기 28.1%에서 3·4분기 22.7%로 급감했다. 박상영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자영업황이 부진하다보니까 자영업자들이 아래 분위로 이동하거나 무직가구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2.7% 늘어난 487만7000원이다. 소득 증가세는 1년 전(4.6%)과 전분기(4.2%) 대비 둔화됐다. 박 과장은 “근로소득이 4.8% 늘었지만 사업소득이 -4.9%를 기록하면서 전체적인 소득이 2.7% 늘어나는데 그쳤다”면서 “자영업황 악화가 가구소득 증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타 소득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건 이전소득이다. 1년 전보다 8.6% 늘었다. 특히 정부나 공공기관으로부터 발생한 공적이전소득이 1년 전보다 19.7% 증가했다. 박 과장은 “정부에서 올해 3·4분기 들어 EITC를 시행하면서, 이번 조사에서 EITC 수혜를 받은 가구가 1~3분위에서 많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ITC는 일정 소득 이하의 근로 소득자를 대상으로 가구원 구성과 총급여액 등에 따라 산정된 근로 장려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월 평균 소득 하위 20%인 가구의 소득 증가율(4.3%)이 상위 20%(0.7%)의 소득 증가율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 2016년 이후 2017년 2·4분기를 제외한 모든 분기에서 하위 20%의 소득 증가율은 상위 20%를 넘긴 적이 없었다.
근로소득은 4.8% 증가하며 1년 전(4.5%)보다 증가세가 확대됐다. 하지만 하위 소득 20%인 1분위의 근로소득은 6.5% 감소했다. 다만 감소세는 1년 전(-13.9%)과 전 분기(-18.5%) 대비 개선됐다. 박 과장은 “상위에서 1분위로 떨어지는 자영업자들이 많아 근로 소득자 중 사정이 좀 나은 사람들은 2분위로 올라가고 있다”며 “1분위 근로소득이 마치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부의 일자리 사업에 의해 저소득 근로자가구의 소득상황은 나아졌다”고 말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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