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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리조트, 겜블링 위주서 토털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도약
업계 “제주도, 영세성·규제에 신음…우물 안·세계적 흐름 역행”
제주신화월드 ‘효과’ 주목…“지속가능 관광 생태계 조성”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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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좌승훈 기자] 아시아 관광시장이 최근 가파른 성장세 속에 복합리조트 도입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마카오·싱가포르와 같은 기존의 전통 강자들은 물론 일본과 베트남·필리핀·대만·말레이시아 등도 관광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앞다퉈 카지노를 비롯한 복합리조트단지 개발을 통한 관광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도 2017년 5월 인천 영종국제도시에 파라다이스시티가 개장한 후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시저스코리아·인스파이어·한상드림아일랜드 등의 복합리조트가 오는 2022년부터 본격 가동된다.
제주도내에도 제주신화월드가 2018년 개장한 데 이어, 롯데관광개발에서 추진하는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가 내년 3월 개장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제주도 카지노산업은 여전히 ‘스몰 카지노’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고 있는 일본·싱가포르 등과 달리 외국인 전용 카지노임에도, 개선책은커녕 지나친 규제로 발목을 잡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지난 11~12일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에서 열린 ‘2019 제주 국제카지노 정책 포럼’에서 김상혁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카지노 산업과 지역사회’란 주제발표를 통해 “제주도내에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16개 중 8개가 있지만, 이들의 매출(1784억원, 2017년 기준)을 모두 합해도 서울 세븐럭 카지노(2072억원) 1곳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하우스’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제주 카지노 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카지노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복합리조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관광시장, 복합리조트로 구조개편 “선택 아닌 필수”
'2025 세계박람회'(World Expo) 개최지인 일본 오사카부와 오사카시는 박람회에 앞서 2024년에 카지노를 포함한 통합형 리조트 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카지노와 박람회를 함께 유치해 상승효과를 노리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8년 7월 ‘통합형 리조트 시설(Integrated Resort·IR) 정비추진법’을 만들고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보다 2배 가까이 큰 10조원 규모의 복합리조트를 오사카시를 비롯해 3곳에 1차로 건립할 예정이다. 더욱이 해당 법률은 카지노사업을 면허제로 운영을 할 수 있으며, 내국인도 입장료로 1인당 6000엔을 내면, 카지노에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했다.
마카오는 2002년 카지노 경영 라이센스를 개방한 후, 관광객의 꾸준한 증가에 힘입어 지난 2018년 카지노사업으로 370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한화로 44조원 규모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보다 6배 높은 수치다.
싱가포르는 지난 2004년 관광서비스업 새 성장동력으로 카지노형 복합리조트 건설을 공식 발표한 후, 2010년 마리나베이샌즈·리조트월드센토사 2개 복합리조트를 개장했다. 이후 매년 2000만명에 달하는 외국인들이 방문하면서 연 11조원의 관광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마카오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카지노 시장을 형성했다.
■ 마카오·싱가포르에 이어 일본도 가세, 제주관광 치명타
이 뿐만 아니다. 베트남은 올 1월 푸꾸옥섬에 외국인 뿐만 아니라, 내국인도 입장 가능한 ‘코로나 카지노 푸꾸옥’을 개장했다. 베트남은 북부지역에도 오픈카지노를 추가로 개장할 계획이다. 불법 도박 양성화와 세수 확대를 위해서다. 말레이시아는 향후 10년 동안 겐팅카지노리조트를 확장 예정이다. 대만은 2009년 카지노를 합법화한 후, 중국과 인접한 북단 마쭈다오(馬祖島)에 카지노 특구를 조성하고 있다. 필리핀은 엔터테인먼트와 게이밍으로 유명한 파라나크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오카다 마닐라 리조트’를 운영 중이다. 러시아도 한중일을 겨냥해 2022년까지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 3곳의 복합리조트를 조성할 예정이다.
지난 1월 발표된 부산상공회의소의 '부산 복합리조트 유치방안 연구' 용역보고서에서는 “현재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고객의 70%가 중국인·일본인”이라며 “일본에 내국인 카지노가 도입되면, 이곳으로 이탈이 불가피하며, 연간 700만명에 달하는 일본관광 한국인 숫자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사행산업에서 관광상품으로”…“인식 바꾸면 황금알”
이 같은 우려 속에 제주도내에도 카지노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복합리조트 컨텐츠 도입을 통한 이미지 개선 필요성과 국제적 수준의 카지노 법규와 정책 개발에 대한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19 제주 국제카지노정책 포럼’에서 패널들은 “이제 복합리조트는 단순한 겜블링 위주에서 리조트 기능과 테마파크·컨벤션 기능을 도입하면서 '토털 엔터테인먼트'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카지노 이미지 변화를 위한 다양한 정보 제공과 지역민과 함께 기업 이윤의 사회적 환원 활동 실시 등도 제시됐다.
최근 카지노에 대한 부정적 인식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관광경영학회의 ‘소셜미디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호텔카지노 인식 변화 연구(윤영일, 2018)’에 따르면, 호텔카지노에 대한 국민 인식이 2012년에는 경찰·도박·필리핀 등 부정적 인식이 많았지만, 2016년에는 여행·특급호텔·리조트 등 긍정적인 인식으로 바뀐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카지노를 기반으로 한 복합리조트를 더 이상 카지노의 이슈로 보아서는 안되고 관광산업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변화에서 살아남느냐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 대형화·복합화 첫 걸음 뗀 제주신화월드 “절반 성공”
복합리조트 조성 효과는 제주신화월드 사례에서 입증되고 있다. 2018년 3월 문을 연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는 영업장 면적이 5581㎡다. 인천 영종국제도시의 파라다이스시티(1만5529㎡) 다음으로 큰 규모다.
제주관광진흥기금 납부액만 하더라도 초창기임에도 2018년 236억원이던 것이 올해는 649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을 기준으로 직접고용만 1695명에 제주도민 비율이 80.2%에 이르고 있다. 제주도민 교육일자리센터 운영과 함께 도내 1호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인 행복공작소㈜를 설립해 장애인 취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랜딩카지노는 2017년에 2000만불 관광진흥탑을 처음 수상한데 이어, 2018년에는 3000만불 관광진흥탑을 수상했다. 또 올해 제주신화월드로 이전한지 불과 1년 만에 지난해 매출액의 10배에 달하는 3억불 관광진흥탑을 수상함으로써 국내 카지노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관광진흥탑을 수상했다.
제주신화월드는 아울러 국내 카지노 최초로 자금세탁방지 핵심 요원 전문가를 지난 2017년 5월 배출했다. 또 운영 첫 해부터 제주대학교와 손을 잡고 경쟁력 있는 지역 인재양성을 위해 10년에 걸쳐 5억원의 발전기금을 기탁하며 장기적 비전을 실천해오고 있다. 제주의 자연생태보호를 위해 곶자왈공유화재단에 100억원도 기탁했다.
제주신화월드 최고 경영자인 에드먼드 웡(Edmund Wong)은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외화 획득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 3월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외국인 투자기업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바 있다. 앞서 제주신화월드는 2017년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과 인재 양성과 사회공헌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 카지노 이전확장 ‘환경영향평가’…드림타워 적용될 듯
한편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경용, 무소속·서귀포시 서홍·대륜동)는 지난 22일 제주도가 제출한 ‘제주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일부 개정 조례안’을 수정 가결했다.
해당 조례안은 카지노 신규 허가를 받을 때와 카지노 소재지를 이전하거나 영업장 면적을 기존보다 2배을 초과해 확장하려면 도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심의위의 영향평가를 받도록 했다. 평가대상 카지노 사업자는 허가 또는 변경허가 신청 60일 전까지 제주도지사에게 카지노산업 영향평가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카지노산업 영향평가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심의위원회’를 도지사 소속으로 두게 되며, 심의위는 15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규정했다.
이 조례안이 오는 12월 16일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서귀포시에서 제주시 노형동으로 카지노 소재지를 확장 이전하려는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카지노에 처음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화관광위는 이번 조례안 심사를 통해 세계 관광시장이 대형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로 구조개편 중인데는 공감하면서도, 허가와 관리조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카지노는 복합리조트 투자액과 관광콘텐츠를 구축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복합리조트 개발의 순기능을 살리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규모화를 막는 반시장적 규제이자, 국제적 흐름과 단절돼 불합리하거나 개선돼야 할 ‘갈라파고스’규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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