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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성장률 2.3%..수출 2.5% 반등"..빗나간 산업硏 예측, 내년도 낙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25 15:14

수정 2019.11.25 19:58

산업연구원 '2020년 경제·산업 전망' ..내년 연간 수출액 5597억달러 추정..설비투자도 3.5% 반등 전망
[파이낸셜뉴스] 국책 산업연구원이 내년에 우리 경제가 2.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치(2.3%)와 같은 낙관적인 수준이다. 수출은 반도체, 조선 등의 업황회복으로 반등(2.5%)하지만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재정확장 정책 효과와 설비투자 반등(3.5%)이 수출 둔화를 상쇄하고 올해와 비슷한 민간소비(2.0%)가 완만한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경제전망을 낙관적으로 본다.
지난해 11월, 2019년 전망치에서 경제성장률을 2.6%로 봤었다. 수출 증가율은 전년보다 낮지만 3.7%, 수출액도 6330억달러로 봤다. 반도체 수출증가율도 9%대를 봤으나, 지난해 12월 이후 30% 가까이 급락해 11개월 연속 하락세다. 산업연구원이 가장 주력해야 하는 수출 전망에서 조차 모두 크게 빗나갔다.

일각에선 과도한 비관적 전망이 경제심리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나 정책적 의도에서 낙관적 전망 또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산업연구원은 '2020년 경제·산업 전망'에서 정부 정책 등의 영향으로 투자 침체가 완화되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지상 산업연구원장은 "OECD 전망치와 같은 수준의 성장치를 예상했다. 반도체, 조선 등 올해 부진했던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수출은 2.5% 증가, 설비투자는 3.5% 증가할 것으로 봤다. 전년 침체에 다른 기저효과, 세계경기 및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반영됐다. 다만 건설투자는 전년(3.8% 하락 전망)보다 감소폭이 작지만 하락세가 지속(1.8%)될 것으로 봤다.

문제는 수출이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수출이 큰 폭은 아니지만 1.5~3.6% 선에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연간 수출액(통관기준)은 6000억달러에 못미친다. 올해 1~10월까지 수출액은 4436억33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0.1% 감소했다. 11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장은 "내년 수출은 전년도 기저효과와 세계경제 둔화세 진정, 글로벌 반도체 업황 회복이 예상된다. 다만 수출 회복세는 제한적이다. 미·중 무역분쟁, 중국경기 둔화 등 대외여건 불확실성으로 연간 2.5% 증가하는 선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내년 무역수지는 387억달러 흑자로 추정했는데, 올해 흑자(415억달러 추정)보다 낮다. 정 본부장은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2020년에 387억달러로 2019년보다 줄어들 것이다. 무역규모 또한 수출입이 증가세로 전환하더라도 2018년 수준(1조1452억달러)에 못 미칠 전망"이라고 했다.

우리의 대부분 주력산업도 불황이 지속된다. 정 본부장은 "반도체를 제외한 11대 주력산업 수출은 내년 상반기에 전년 동기대비 0.5% 증가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반등(1.6%)해 연간 0.6% 증가가 예상된다"고 했다. 자동차와 철강 수출은 글로벌 수요 부진 등으로 각각 0.4%, 0.5% 감소할 것으로 봤다.

다만 조선·반도체·이차전지·일반기계 업종은 내년에 회복세가 예상된다.

특히 우리 수출의 30%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은 올해 바닥을 찍을 것으로 봤다. 수출은 큰 폭은 아니지만, 전년비 8.3% 증가해 반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반도체 생산도 전년 대비 10.3% 증가한다. △5G 통신 및 데이터센터 등 수요 확대 △공급과잉 해소 △제품단가 안정화 단계 진입 등이 긍정 요인이다.

하지만 낙관할 분위기는 아니다. 올해 반도체 수출은 전년비 24.8% 감소했는데, 공급과잉 탓에 단가가 2018년 호황기의 50% 밑으로 급락한 게 직격탄이었다. 신규투자는 2017년 대규모 설비투자 이후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잉 상황에서 생산 확대에는 신중한 상황이다.

내년은 조선업종 수출 증가폭이 가장 높다. 전년비 21.2% 성장이 기대된다. 2016~2019년 상반기에 수주한 고가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컨테이너선 등이 인도되기 때문이다.

내년 세계 경제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예년의 5% 이상의 수출 증가율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제품단가 혼조세, 국가간 통상마찰 지속, 경쟁 심화 등 지속적인 악재 때문이다. 특히 공급과잉이 문제다.
내년에도 중국의 공격적인 설비증설이 지속되고, 수요 부진이 우려된다. 철강, 정유, 석유화학, 정보통신기기, 디스플레이, 자동차 업종이 모두 직접 영향권이다.


유가는 올해와 비슷한 배럴당 60달러대 초반(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1168원 내외로 내다봤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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