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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획정·비례정당 난립… 여야, 사생결단 충돌 예고['연동형 비례'선거법 통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27 17:55

수정 2019.12.27 20:47

복잡해진 여야 총선셈법
인구기준 따라 선거구 조정
유리한 지역구 사수 사활
한국당 "헌재 권한쟁의 청구"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 안경쓴 이)이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 개정안 등을 표결처리하게 될 제37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개의를 위해 국회의장석으로 향하는 문희상 의장을 온 몸으로 막아서고 있다. 뉴스1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 안경쓴 이)이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 개정안 등을 표결처리하게 될 제37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개의를 위해 국회의장석으로 향하는 문희상 의장을 온 몸으로 막아서고 있다. 뉴스1

내년 21대 총선 '게임의 룰'인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향후 여야 각당의 총선 셈법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당장 게임의 룰 변경에 따라 출마 예비후보자들의 혼선이 예상되는 데다 각당 역시 선거구 획정, 비례정당 출현과 군소정당 난립에 따른 투개표 절차에도 상당한 난관이 예상되는 등 내년 총선 향배를 가를 변수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선거구 획정 두고 충돌 예고

국회는 27일 본회의를 열고 재석 167명 중 찬성 156명, 반대 10명, 기권 1명으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가결처리했다. 지역구 253석·비례대표 47석 규모인 현행 의석구조를 유지하되 비례대표 의석 30석에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골자다. 선거 연령도 만19세 이상에서 만18세 이상으로 낮아진다.


하지만 앞에 놓인 난관이 많아 '산 넘어 산'이 될 전망이다. 우선 '선거구 획정'이라는 큰 산이 남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선거일 15개월 전 인구'를 기준으로 253개에 달하는 선거구를 나누는 과정에서 지역 간 통폐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자당에 유리한 지역구를 사수하기 위한 정당 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31일 대한민국 인구(5182만6287명)를 기준으로 산출한 내년 총선의 선거구별 인구 상·하한선은 13만6565명∼27만3129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한선을 밑도는 선거구는 통합, 상한선을 웃도는 곳은 분구된다. 단 지역구의 인구 편차가 2대 1을 넘어선 안된다.

이 기준으로 보면 전북 김제·부안의 인구(13만9470명)가 간신히 하한선에 걸리고, 이 지역 인구의 2배인 27만8940명이 상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경기 군포갑(13만8410명·민주당 김정우)·군포을(13만8235명·민주당 이학영)은 27만6645명 규모의 한 지역구로 합쳐지고, 경기 안산상록갑 (19만9211명·민주당 전해철)·안산상록을(15만6308명·민주당 김철민)·안산단원갑(16만17명·한국당 김명연)·단원을(14만4427명·한국당 박순자)은 평균 21만9988명 규모의 3개 선거구로 재편될 전망이다. 서울 강남갑(19만3376명·한국당 이종구)·강남을(16만321명·민주당 전현희)·강남병(18만8457명·한국당 이은재) 등은 평균 27만1077명의 2개 지역구로 나뉜다.

보수야권 텃밭인 강남3구를 포함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구 통폐합이 집중되자 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에 대해 반발하며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례위성 정당…계산법 '복잡'

한국당이 준연동형 비례제 대응 카드로 꺼낸 위성정당인 비례한국당 창당도 내년 총선의 변수로 꼽힌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의석 수를 30석으로 한정하고, 비례민주당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지역구 의석수는 민주당(120석)이 한국당(105석)보다 많지만 비례한국당이 30석을 얻게 돼 총 의석수는 민주당을 웃돈다.

한국당의 이 같은 구상에 민주당은 "꼼수"라고 맹비난하면서도 비례한국당 파급력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점에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비례대표 의석수를 노리는 군소정당 난립으로 유권자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현재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정당만 34개로, 창당을 공식 준비하고 있는 예비정당만도 16개에 달한다.
일각에선 선관위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개표기를 사용하지 못해 '수개표'로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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