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 겨울 여행
바다 먹이사슬 생생한
줄포만 갯벌생태공원
건너편 낯익은 2층집은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촬영장소, 이국적 매력
적벽강·채석강·변산마실길
풍경에 취해 계속 걷게돼
바다 먹이사슬 생생한
줄포만 갯벌생태공원
건너편 낯익은 2층집은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촬영장소, 이국적 매력
적벽강·채석강·변산마실길
풍경에 취해 계속 걷게돼
강하게 내리쬐는 볕이 좋은 소금을 만든다. 투명한 바닷물에 잠긴 소금 결정이야말로 부안의 하얀 보석이다. 내소사 봉래루에서 차 한잔 마시며 오래된 명소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다. 사람이 세운 건축, 그러나 그 사람은 가고 없는 건축 안에 반복되는 희로애락의 인간사가 고스란히 담긴 듯하다.
최근 다양한 내륙 습지가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바다에 위치한 줄포만 습지를 보기 위해 줄포만 갯벌생태공원을 찾았다. 줄포만 습지가 알려진 이유는 줄포만 갯벌에 있는 펄의 함량이 90% 이상인 자연적으로 형성된 펄 덕택이다. 이 덕분에 바다의 먹이사슬이 형성되고 유지되어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지난 2003년부터 약 5년 동안 진행된 생태공원 조성사업을 통해 생겨난 줄포만 갯벌생태 공원은 약 64만㎡의 규모로 조성됐다. 특히 공원의 반을 뒤덮은 갈대숲이 일품이다. 생태공원 앞 갯벌은 지난 2010년 1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될 만큼 갯벌이 살아 있는 곳으로 황조롱이를 비롯해 50여 종의 조류와 염생 식물, 갯벌 동물 등이 한데 어울리며 살아간다.
칠면초 군락도 넓게 펼쳐져 있어 초가을이 되면 빨갛게 물들어 볼거리를 제공하며 다양한 체험거리와 숙박시설, 캠핑장이 있어 가족, 연인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긴다.
생태공원을 거닐다보면 하얀 2층집 건물이 눈길을 끈다. 이 건물은 2005년 방영됐던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이 촬영됐던 장소다. 고 김주혁, 전도연이 주연으로 출연했던 드라마로, 당시 주인공 검사의 별장으로 이용됐던 건물이며 체코 프라하 구시가지 중앙광장을 재현한 세트장 '소원의 벽'이 있다. 소원의 벽은 체코의 종교개혁자인 얀후스의 동상 기단인데 그 벽면에는 진실을 사랑하고 진실을 말하고 진실을 행하라는 유명한 말이 새겨져 있다.
조용하고 조촐한 가운데 마음의 평온을 안겨다주는 풍경을 가감 없이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곳이 변산마실길이다. 변산(邊山)을 직역하면 '가장자리(변방)의 산'이다. 여기에 '반도'가 더해져 '변산반도'가 된다. 지도를 보면 금강을 지나 군산을 시작으로 호남땅에 들어선다. 이어 내륙으로 쑥 들어간 김제를 거쳐 서해로 툭 튀어나온 전북 부안 '변산반도'와 닿는다.
삼면이 바다에 안긴 한반도가 품은 작은 반도 '변산'은 서해가 품은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힐만큼 빼어난 미모를 갖췄다. 해안 야산길과 바닷길을 따라가며 해변의 아늑한 정경에 취하는 코스가 일품이지만 차를 타고 달려도 좋은 환상의 해안 드라이브 코스이기도 하다.
걸을 때도, 차를 타고 지날 때도 수려하고 조용한 풍광이 이어지니 언제라도 인기다. 변산마실길 여러 코스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3코스 적벽강 노을길이다. 성천에서 적벽강, 격포해수욕장, 채석강을 거쳐 격포항으로 가는 7km 구간이다. 70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생성된 채석강, 적벽강 등 해안 절경을 만날 수 있다. 3코스 전 구간을 걷기 힘들다면 승용차로 이동하면서 적벽강, 채석강 부근만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구간을 선택해서 걷는 것은 변산마실길 어느 코스에나 적용된다.
적벽강과 채석강은 부안을 대표하는 명소이다. 부안은 잘 몰라도 변산은 잘 안다는 이가 많고, 변산 하면 적벽강과 채석강을 꼽는다. 성천에서 적벽강까지는 좁은 산길을 오르내려야 하므로 변산해변도로를 이용해 승용차로 이동한 뒤 수성당 앞에 주차하고 적벽강을 둘러보는 것이 시니어에게는 수월한 방법이다.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인 솔섬에 들러 아름다운 서해바다 낙조의 노을에 취해본다. 변산반도는 서해로 돌출된 지형과 해안 일주도로 덕분에 어디에서나 해넘이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망망대해로 떨어지는 일몰보다 솔섬 너머로 지는 일몰은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제공한다.
솔섬은 전북 학생 해양수련원 앞바다에 있는 자그만 섬이다. 섬 잔등에 그리 크지 않은 토종 소나무들이 옹기종기 자리하고 있다. 강화도 장화리, 충남 안면도의 꽃지와 더불어 서해안의 3대 일몰 명소로 꼽힌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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