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주부 최 모씨(46·여)는 최근 한 달에 한 두번 빈도로 발생해 2~3일 가량 지속되는 심한 두통으로 끔찍한 고통에 시달렸다.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증상이려니 하고 지냈는데 얼마 전부터는 시각 증상이 선행됐다.
시야의 일부가 잘 보이지 않으면서 반짝거리는 증상이 나타난 이후 두통이 찾아왔다. 두통이 심한 날은 진통제도 소용 없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병원을 찾은 최 씨는 전형 조짐편두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편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54만5607명으로 나타났다. 그 중 50대 환자가 전체 환자의 22.6%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 환자는 20.2%, 30대 환자가 15.3% 순이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71.4%로 남성의 2.5%에 이르렀다.
긴장형 두통에 의한 원발 두통이 제일 흔하지만 병원을 방문하는 원발 두통 환자에게 가장 흔한 원인은 편두통이다. 순수한 긴장형 두통 환자는 일상생활에 영향이 적어 거의 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형조짐은 완전히 가역적으로 생기는 편측의 시각, 감각 또는 언어 증상이다. 조짐은 대개 하나의 증상이 서서히 발생해 50~60분 간 지속되지만, 증상들끼리 연속해 발생할 수도 있고 이어 두통이 나타난다.
전형조짐은 편두통과 함께 나타나거나 편두통의 진단 기준에 맞지 않는 두통과 함께 나타날 수도 있으며, 아예 두통을 수반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한 환자에서도 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편두통이 나타날 때마다 조짐이 선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조짐편두통은 두통 발생 전 조짐이 있어 적절한 시간에 두통약을 미리 복용할 수 있어 다행이라 여길 수 있지만 다양한 조짐에 당사자는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편두통과 뇌졸중은 모두 흔한 질병이며 같이 발생하기도 한다. 조짐편두통 환자에서 뇌경색 위험이 증가하며, 특히 45세 이하의 여성에서 상대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두통이 시작되기 전 눈 앞에 번쩍하는 느낌의 시각현상이나 한쪽 팔이 저리거나 힘이 빠지는 등의 이상이 나타났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조짐이 선행하는 두통이 특별한 원인 없이 생기는 원발 두통일 수도 있지만 일부 조짐이 뇌혈관 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해 간과하거나 조기 진단 시기를 놓칠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임선영(바른세상병원 뇌신경클리닉/신경과 전문의)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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