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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돈줄' 끊길 판… 건설업 불황 길어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2 18:11

수정 2020.01.22 18:11

은행 관리대상업종에 포함
주담대 금지 등 수요 억제 이어
부동산 공급자 대출까지 규제
부동산PF '돈줄' 끊길 판… 건설업 불황 길어진다
시중은행들이 부동산·조선·해운 관련 업종 등을 올해 상반기 주요 관리업종으로 정해 관리에 나서면서 건설업계 불황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이번 조치로 국내 주요 조선·해운기업의 경우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건설업은 최근 정부의 수요억제 대책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관리대상업종 재선정은 공급 또한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부동산 시장은 수요 쪽은 물론 공급 쪽도 금융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 기능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건설산업연구원 김성한 부연구위원은 22일 이번 부동산업의 관리대상업종 재선정에 대해 "은행권에서 그만큼 부동산업계 전망이 안좋다고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시중은행들의 금융건전성 측면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부동산업계에서는 불황이 깊어질 것이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리대상업종에 선정되면 △상시 모니터링 △대출심사 강화 △은행 전체 대출포트폴리오 한도 조정 등 대출 문턱이 높아지게 된다. 관리대상업종에 재선정된 부동산업에는 부동산개발, 부동산 임대서비스, 건설업 등이 포함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로 가장 타격받는 업종은 부동산개발업이라고 예상했다.

두성규 건산연 선임연구위원은 "현재도 은행권에서 신용이 높지 않게 처리되고 있는데 주요 관리대상업종으로 분류돼 대출규제 문턱이 이전보다 높아진다면 개발업 대부분은 사업추진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동산개발업체들은 충분한 자기자본을 들고 사업을 진행하기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주로 의지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전세자금대출 규제 등 주택수요측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공급측 대출규제까지 조일 경우 시장이 '냉동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이 심화되면서 정부는 주택 수요와 공급에 대한 대출규제를 갈수록 높이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주택담보대출 및 부동산 금융보증과 기업의 부동산 PF대출, 부동산 금융투자상품 금액을 합친 부동산금융 규모가 지난해 9월 말 기준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16일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한 '12·16 부동산종합대책'을 내놓는 등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두 선임연구위원은 "대출규제와 세부담 강화 등으로 주택수요를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공급자 대출까지 틀어막을 경우 공급과 수요 모두 시장에서 퇴장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부연구위원 역시 "주택 수요자 같은 경우 수분양자가 리스크를 분담하는 형태이지만 공급자 금융의 경우 한번 문제가 생기면 전파가 빠르다"며 무리한 대출규제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해운 업종은 부동산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상선 등 문제가 됐던 기업들은 이미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고 있고,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은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여도 크게 문제되지 않을 정도로 재무적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소 조선업체나 하청업체의 경우 은행이 돈줄을 더욱 죄게 될 경우 자금운용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대기업보다는 중소 조선업체들의 부채비율이 높아서 조선업이 관리업종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김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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