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강석주·곽상규·안광진 교수 공동연구팀
용융염 전해질·전이금속 촉매로 성능 높인 '리튬-이산화탄소 전지'
용융염 전해질·전이금속 촉매로 성능 높인 '리튬-이산화탄소 전지'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지구 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친환경 고효율 배터리 기술이 등장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이용훈)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강석주·곽상규·안광진 교수 공동연구팀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전기를 저장하는 ‘리튬-이산화탄소 전지’의 수명과 성능을 개선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리튬-이산화탄소 전지는 리튬(Li)을 음극재로, 이산화탄소(CO₂)를 양극재로 사용하는 이차전지다.
리튬 이온이 전해질을 통해 음극재와 양극재 사이를 오가면서 전지의 충전과 방전이 일어난다. 특히 전지에 전류가 흐르면서 전기를 사용하는 방전 때,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는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공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
그동안 이 전지는 작동과정에서 탄산리튬(Li₂CO₃)이 생기고, 부반응으로 인해 과전압 이 높아지기 때문에 전지의 수명과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왔다. 과전압은 전극에 가해지는 이론값 이상의 전압에 의해 발생하며, 전극에 과부하를 주어 전지의 수명을 줄인다. 또 과전압은 전지가 작동하는 전류밀도를 제한해 이산화탄소를 잡아들이는 효율을 떨어뜨린다.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반응은 방전 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잡는 효율을 높이려면 높은 전류밀도에서 전지가 작동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연구팀은 기존 전해질 대신 질산염으로 구성된 고체를 전해질로 사용하고, 양극 표면에 루테늄 나노 입자를 촉매로 붙였다. 고체질산염은 100°C 이상 고온에서 녹아 전해질로 작용하며 충·방전 시 반응에서 부반응 줄여, 과전압을 낮출 수 있다.
루테늄 촉매 또한 추가로 과전압을 낮추고, 전류밀도가 높은 상태에서도 전지가 작동하도록 도왔다. 그 결과 단위 부피당 출력을 나타내는 ‘전력밀도(power density)’도 기존 전해질에 비해 13배나 향상됐다.
곽상규 교수는 “배터리가 전기를 쓰는 방전 시에는 루테늄 촉매가 불안정한 이산화탄소 음이온의 전자를 공유함으로써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 장벽인 과전압이 낮아지고 전류밀도와 전력밀도가 향상됐다”고 반응 원리를 설명했다.
강석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고(高)전류밀도에서 구동 가능한 리튬-이산화탄소 전지가 최초로 개발됐다”며 “전지의 전력밀도가 대폭 증가해, 고성능 차세대 충전지 시스템과 이산화탄소 포집 장치로서 리튬-이산화탄소 전지를 상용화하는 일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23일자로 공개됐다. 본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에너지인력양성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C1가스리파이너리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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