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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 동결…전염병 확산으로 무게 중심은 인하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30 08:29

수정 2020.01.30 08:29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다. 만장일치 결정이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현 상황에 만족한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중국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투자 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준도 이같은 대외요인 변동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비록 이날 금리가 동결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돌발변수로 인해 무게 중심은 인상보다는 인하로 쏠리게 됐다.


연준은 29일(이하 현지시간) 이틀 간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면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1.5~1.75%로 동결했다.

회의 뒤 발표된 FOMC 성명은 표결권을 가진 위원 10명아 만장일치로 동결에 찬성했다면서 "현 통화정책 기조가 경제활동 확장세와 탄탄한 노동시장 여건 지속 그리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FOMC의 2% 목표치에 이르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발표되는 경제 지표들이 국제 상황 변화와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 등 경제전망에 미치는 의미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

연준의 경제전망은 지난해 12월 FOMC 당시 성명과 거의 같았지만 무게 중심은 하방위험으로 기울었다.

성명은 "12월 회의 뒤 수집된 지표들은 노동시장이 여전히 탄탄하고, 경제활동은 완만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은 최근 수개월간 평균이 탄탄하고, 실업률은 여전히 낮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가계지출은 완만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기업 고정투자와 수출은 여전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지난해 12월 성명에서는 가계지출 증가 속도가 '강하다'고 평가했지만 이번에는 이를 '완만하다'고 낮췄다고 전했다.

기업 투자와 수출이 여전히 허약한 가운데 소비지출마저 증가세가 12월에 비해 둔화됐다는 평가를 내렸음을 뜻한다.

중국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연준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악재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뒤 기자회견에서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같은 투자자들을 위축시키게 만드는 해외 요인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같은 상황전개가 연준의 경제전망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가 되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당장은 대응이 필요한 수준은 아니지만 상황전개에 따라 금리인하 등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연초 미국과 중국이 2년에 걸친 무역전쟁을 일단 중단하는 '1단계 무역합의'를 성사시키며 시장을 들뜨게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에 따른 세계 경제활동 위축은 시장과 연준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외에도 걱정 거리는 많다.
미국의 자동차 생산이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고, '셰일붐'을 일으켰던 미 정유사들의 셰일 시추 활동도 둔화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3월 전세계 운항 중단 이후 생산감축에서 잠정 생산중단으로 악화한 보잉의 737맥스 생산차질이 부품공급망을 타고 미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연준은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내리도록 만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돌발 위험요인들이 산재해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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