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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브렉시트 비준...英과 47년간 ‘한식구’ 끝내고 새출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30 15:29

수정 2020.01.30 15:29

유럽의회 의원들이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브렉시트 협정 비준을 끝낸 뒤 함께 손을 잡고 있다.로이터뉴스1
유럽의회 의원들이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브렉시트 협정 비준을 끝낸 뒤 함께 손을 잡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이 29일(현지시간) 영국의 탈퇴(브렉시트)협정을 비준하면서 4년 가까이 끌어왔던 브렉시트 절차를 공식적으로 마쳤다. 영국은 이달 말 EU에서 분리되더라도 11개월의 이행기간 동안 기존의 의무와 권리를 누릴 수 있지만 동시에 EU와 새로운 관계 설정이라는 큰 숙제를 끝내야 한다.

EU의 유럽의회는 29일 표결에서 찬성 621표대 반대 49표, 기권 13표로 브렉시트 탈퇴 협정을 비준했다. 영국은 앞서 자체적으로 의회 비준과 왕실 재가를 끝냈기 때문에 이달 3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2월 1일 오전 8시)에 공식적으로 EU에서 탈퇴한다.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1973년 합류했던 영국은 47년 만에 EU를 떠나며 첫 탈퇴국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표결에 앞서 협정 비준이 양자 간 새로운 관계 정립을 위한 "첫 걸음에 불과하다"고 양측이 브렉시트 이후에도 환경 분야 등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언제나 영국을 사랑하며 양쪽은 서로 멀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럽의회 의원들은 표결 후 스코틀랜드 민요를 부르며 작별 인사를 나눴으며 영국 의원들은 찬반이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특히 유럽의회 안팎에서 브렉시트 운동을 주도했던 나이젤 파라지 브렉시트당 대표는 이날 마지막 연설에서 "나는 유럽 각국이 브렉시트를 계기로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토론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무역과 친교, 협력, 호혜 등은 이러한 기관이나 권력 없이도 얻을 수 있다"며 회원국의 주권을 제약하는 EU를 맹비난했다.

영국은 탈퇴 이후에도 이행기간이 끝나는 올해 말까지 EU 단일 관세 동맹에 남아 자유롭게 무역할 수 있다. 영국인은 종전처럼 EU를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으며 EU 차원에서 적용되던 면허나 연금 등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대신 영국은 이행기간 동안 계속해서 EU 예산을 보태야 하며 재판 과정에서 유럽사법재판소(ECJ)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

아울러 영국은 2월 1일 이후 기존에 가지고 있던 유럽의회 의석 73석을 상실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제 특별 초청이 없으면 EU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며 그동안 브렉시트 문제를 다뤘던 영국 '브렉시트부'와 장관직 모두 폐지된다. 영국은 브렉시트를 기해 여권 색을 1921년 도안으로 되돌릴 예정이며 이행기간 동안 쓰일 기념 주화도 발행할 계획이다.
영국은 이행기간 동안 일단 EU 시장에 머무는 만큼 타국과 공식적인 무역협정을 시작할 수 없으나 비공식적인 대화는 가능하다.

최우선 과제는 EU와 무역 관계 재정립이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수석 협상 대표는 향후 영국과 대화에서 회원국의 이익을 지키면서 "인내심과 객관성을 가지고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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