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세계적으로 번지면서 서구권에선 중국인 등 아시아계 사람들에 대한 인종차별이 심해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캐나다 일간지 내셔널포스트, 영국 BBC 및 가디언, 영자 유럽지 더 로컬 등에 따르면 미주와 유럽 등 지역에선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계기로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 표현이 급증하고 있다.
한 동아시아계 영국인은 가디언 기고문에 "지난주 버스에서 내가 자리에 앉자 내 옆자리 남성이 허둥지둥 물건을 챙겨 자리를 떠났다"며 "동아시아계로서 나는 점점 더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면 차이나타운에 가지 않겠다. 그 사람들은 그 질병(신종코로나)을 앓고 있다"고 말하는 상황을 목격하기도 했다. 그는 "그들은 영국 시민인 내가 그들보다 바이러스 전파 확률이 높지 않다는 사실을 떠올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로컬에 따르면 이탈리아 토리노에서는 한 중국인 가족이 질병을 옮긴다는 비난을 받는 사례도 있었다.
또 유튜브에서 한 여성이 박쥐를 먹는 동영상이 화제를 모으면서 "역겹다" "왜 살아있니" 등 등 혐오, 증오 댓글이 줄지어 달리기도 했다. 이 동영상은 3년 전 팔라우에서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계 캐나다인 비중이 높은 토론토 일부 지역에서는 중국인 격리 요구가 제기되기도 했다.
아울러 캐나다 방송사 소속 한 기자는 트위터에 의료용 마스크를 쓴 아시아계 이발사 옆에 선 자신의 모습을 사진 찍어 올리고 "바라건대 오늘 얻은 게 이발 뿐이길"이라고 적었다. 이 글로 큰 비판을 받자 그는 "오늘 트윗은 둔감했다"고 사과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인종차별이 급증하면서 SNS에서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JeNeSuisPasUnVirus)'라는 해시태그 문구를 써 넣는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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