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B씨가 샤워하는 동안 볼펜으로 둔갑한 몰카 장비를 침대 쪽에 설치했다. B씨와의 성관계 장면은 고스란히 몰카 동영상으로 만들어졌던 것이다.
■성인사이트서 돈 받았는데 실수?
9일 법조계에 따르면 B씨와의 연락을 끊은 A씨는 한 성인사이트 측에 해당 동영상을 제공한 조건으로 200만원을 송금 받았다. 이후 B씨 얼굴이 찍힌 동영상은 수만명이 보게 됐고, B씨도 지인을 통해 자신의 성관계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화가 단단히 난 B씨는 A씨를 고소했고 A씨는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았다. A씨는 "추억으로 개인 소장하려다가 사이트에 실수로 동영상을 배포했다"고 주장했으나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에서도 조사 당시와 마찬가지로 "동영상 배포가 실수였다"는 취지로 선처를 호소했으나 법원은 A씨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성인사이트 측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것은 촬영이 실수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게다가 수만명이 동영상을 봤기 때문에 B씨는 회복하지 못할 피해를 입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초범인 데다 잘못을 어느 정도 인정한 점이 참작됐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디지털성범죄, 4년간 2배 증가
리벤지 포르노 등 디지털 성범죄가 5년 사이 4만7000건이 넘어 선 만큼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2013년 2300여건에서 2017년에는 5400여건으로 2배로 증가했다.
최근 수원지법은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C씨에게도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C씨는 올해 4월께 이혼한 아내에게 앙심을 품고 성관계 장면이 담긴 영상과 사진 파일 19개를 인터넷에 게시·유포한 혐의다.
C씨는 불법 촬영물을 아내의 지인 100여명에게 유포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보복할 목적으로 연인관계 및 부부관계에 있을 때 촬영한 영상물 등을 유포하는 것은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로, 피해자가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삶을 파괴하고 앞으로 정상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도록 하는 등 그 피해가 심대하다"고 판단했다.
성폭력범죄처벌법상 불법 영상물을 유포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 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본인의 의사에 반해 사후적으로 유포한 경우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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