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은 줄기세포 탑재 마이크로로봇을 손상된 연골 부위로 정밀하게 전달, 이를 고정시킨 뒤 연골이 재생하기까지 전 과정을 세포 및 동물실험(토끼)으로 검증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로봇연구분야에서 최고의 국제학술지로 인정받는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1월 22일자로 게재됐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고광준 연구원은 "실험실 수준에서 머물렀던 지금까지의 마이크로의료로봇 연구들과 달리 생체 내 질환 치료가 가능함을 보여준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한 고광준 연구원은 "무릎 연골 재생 뿐만 아니라 향후 다른 질환의 치료에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에는 바이오트 코리아,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전남대병원 정형외과, 전남대병원 영상의학과가 참여했다.
이 연구는 2017년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으로부터 해당 원천기술(스템셀 네비게이터)을 바이오트 코리아에 기술 이전한 후 산·학·연·병 기술협력을 통해 약 2년 만에 이룬 성과다. 체내 삽입형 마이크로의료로봇의 상용화에 한걸음 접근했음을 보여준 것이다.
공동 연구진은 생분해가 가능한 다공성 마이크로구조체의 표면에 직경 1.5μm의 자성입자들을 부착, 직경 350μm의 줄기세포 탑재용 마이크로로봇을 제작했다.
마이크로로봇의 '다공성' 구조는 많은 수의 줄기세포를 탑재하고, 영양분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하며, 생분해성 재료로 이뤄져 체내에서 서서히 분해된다.
마이크로로봇 표면의 자성 마이크로입자는 미국 식약청(FDA)의 허가를 받은 자성 나노입자로, 생분해성 고분자로 이뤄져 있으며 외부 자기장에 반응해 마이크로로봇을 손상된 연골로 정밀하게 전달하고 환부에 안정적으로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제작된 마이크로로봇에는 사람의 지방에서 유래한 줄기세포가 탑재되었으며, 손상된 연골 부위로 정밀하게 전달·이식된 줄기세포는 연골세포로 분화돼 무릎 연골 재생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바이오트코리아의 장영준 대표는 "유기적인 산·학·연·병 간 협력을 통해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의료로봇의 치료능 강화를 입증할 수 있었으며, 작년 말 준공된 GMP 시설을 통해 골관절염 분야 스템셀 네비게이터의 임상 실험을 위한 제반 과정을 체계적으로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퇴행성관절염의 진행을 늦추고 무릎인공관절수술을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환자에게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 연골세포와 같은 '자가 유래세포'를 무릎 연골에 이식 혹은 주입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세포 기반의 치료법은 주입된 세포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다. 이 때문에 윤활액 내 주사를 통한 기존의 세포 주입법은 많은 양의 세포를 필요로 하며 무릎 절개를 통한 침습적 시술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동물 골수에서 유래한 성체줄기세포를 탑재할 수 있는 '스템 셀 네비게이터' 개발을 주도해왔다.
이번 연구의 총괄 교신저자로 참여한 최은표 교수(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전남대학교)는 "의약품과 의료기기가 융합된 융복합 의료기기인 본 스템 셀 네비게이터는 임상진입까지는 많은 난관이 남아 있지만 산·학·연·병 간 협력과 2019년 출범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융복합혁신제품지원단의 지원을 통해 임상 진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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