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확산 꺾이지 않으면서 경제성장률 목표치 추산 어려웠을 것"
- "국가 지도자급 코로나19 노출 우려"
- "국가 지도자급 코로나19 노출 우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회의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연기를 검토키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표면적으론 전인대와 정협 대표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작업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지만, 확산이 명확한 꺾임새를 보이지 않으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추산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국가 지도자급이 코로나19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매년 3월 초 열리는 양회는 정책 목표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고 주요 법률 등을 최종 확정한다.
19일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전국인민대표회의는 오는 24일 상무위원회를 열고 제13기 전인대 제3차 회의 연기 결정 초안을 심의한다. 인민정치협상회의도 13기 전국 정협 제3차 회의를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전인대는 대변인은 “많은 전인대 대표들이 방역 일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분투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방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인대 연기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문화대혁명 이후인 1978년부터 매년 양회를 개최하고 있다. 1985년부턴 3월 전통을 이어왔고 1995년 이래로 정협 회의는 매년 3월3일, 전인대는 5일 열렸다.
하지만 양회 연기를 논의키로 하면서 그 원인 중 하나를 경제에 두는 분석이 나왔다. 셩송청 전 중국 인민은행 조사국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경제에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현재로는 어느 정도의 경제 목표가 적절한지 추산하긴 이르다”며 “코로나19 확산이 억제된 이후 양회를 열면 중국 경제가 어떻게 될지, 어떤 목표를 세워야 할지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관영 글로벌포스트는 보도했다.
당초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전까진 올해 중국 경제가 6.0% 가량 성장할 것으로 봤다. 작년엔 6.1%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이마저도 어렵다는 것이 공통된 평가다. 실제 골드만삭스와 시티그룹은 5.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5.0% UBS는 5.4%, 무디스는 5.2%를 각각 제시했다.
중국 경제 전문가조차 코로나19의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 전문가 모임인 ‘중국재부관리 50인 포럼’은 1조위안(약 170조원) 이상의 특별국채를 발행하는 등 공격적인 재정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중국국유재산감독관리위원회(SASAC)는 코로나19 산업 충격이 2월에 본격 나타날 것이며 소비 관련 기업과 전 세계적인 산업 공급망에 연계된 기업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생산, 수출, 유통, 소비 등 대부분 지표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런 수치를 종합해 거시정책 방향을 정하기엔 중국 입장에선 부담이 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바오류(경제성장률 6% 유지)를 지키는 수치를 내놓기도, 실제 지표를 제시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다.
다른 한편에선 감염 위험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을 인용, “코로나19가 억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건강상 위험이 크다”며 “회의를 준비하는 직원들을 포함해 약 8000명이 교차 감염될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즈는 양회 연기를 두고 전문가 입을 빌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하향조정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