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통신장비 사업 화웨이에 밀려
주가, 실적부진에 1년간 30% 하락
에릭슨과 결합·동업 가능성도
주가, 실적부진에 1년간 30% 하락
에릭슨과 결합·동업 가능성도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노키아가 에릭슨, 화웨이 등과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이익 감소 부담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관계자들과 자산 매각이나 합병 같은 전략적 대책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키아의 경영난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5G 장비시장을 둘러싸고 구축중인 '에릭슨, 노키아, 삼성' 중심의 '반 화웨이' 전선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노키아 구조조정 급물살 타나
한때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라는 영광을 누렸던 노키아는 스마트폰 등장으로 처참하게 몰락했다. 2013년 휴대폰 사업부문이 마이크로소프트(MS)에 헐값에 팔리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노키아는 2014년 라지브 수리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맞으며 재건에 들어갔다. 라지브 수리 CEO는 다소 비주요 부서로 여겨졌던 무선 네트워크 사업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그는 5G 상용화에 뛰어들어 사업 확장을 위해 무선 네트워크 4위 사업자 알카텔 루슨트를 156억유로(약 20조7500억원)에 인수했다. 노키아는 5G 네트워크로 적극적인 체질 개선을 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현재 노키아는 5세대(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스웨덴 에릭슨, 중국 화웨이와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노키아는 미국 이동통신사업자인 스프린트와 5G 상용화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현재까지 총 15개 국가에서 5G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유럽전기통신표준화기구에 제출한 5G 특허 신고가 2000개를 넘는다. 또 첨단 제조업부터 의료 부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산업분야에서 5G 응용을 시연해보이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에릭슨, 화웨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성공한 노키아는 최근 화웨이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며 성장성에 제동이 걸렸다. 화웨이가 노키아, 에릭슨보다 저렴하고 품질 좋은 제품이라는 시장내 인식이 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노키아 주가는 지난 1년간 실적 부진으로 30%가량 급락했다. 지난해 10월에는 2021년까지 수익 회복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배당금 지급도 중단했다.
■자산 매각·합병 구조조정 예고
라지브 수리 CEO는 대책 마련에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블룸버그는 노키아가 에릭슨과 결합하거나 특정 사업 분야에서 동업자 관계를 맺을 가능성을 점쳤다. 그러나 이런 기업 결합은 독과점 금지와 일자리 보존 등과 같은 정치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노키아와 동종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통신사나 기술기업 등 완전히 다른 분야 기업과의 합병 가능성도 거론된다. 리스토 실라즈마 노키아 회장이 지난해 12월 퇴진 의사를 발표한 것도 노키아에 장차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았다.
노키아의 위기가 '반 화웨이' 전선 구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은 5G 이동통신망 구축 사업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경우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며 경고하면서 동맹국들에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를 요구해왔다. 화웨이 대안으로 미국은 에릭슨, 노키아,삼성 제품을 사용할 것을 강조했다. 이의 일환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4월 초 삼성전자와 핀란드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 등을 백악관에 초청해 '5G 서밋'을 개최한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번 모임에서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동맹국들에 촉구하는 동시에 3개 업체간 기술 분야의 정보를 취합하겠다는 것이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사이버·국제정보통신정책 담당 부차관보도 최근 유럽 방문 도중 기자들과 만나 "에릭슨, 노키아, 삼성이 화웨이와 동등한 수준의 5G 장비를 제공한다"면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화웨이 장비를 선택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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