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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딸도 홀렸다" 신바람 난 트로트..TV 넘어 공연계 접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9 19:05

수정 2020.03.09 19:05

작년 송가인 발굴한 '미스트롯' 이어
MBC '놀면 뭐하니' 유산슬 돌풍
마지막 방송 앞둔 '미스터트롯'
조명섭 등 또다른 스타 탄생 예고
콘서트 티켓은 오픈 10분만에 매진
트로트 뮤지컬 '트롯연가'도 제작
트로트 열풍의 주역 유산슬
트로트 열풍의 주역 유산슬
'미스트롯'이 배출한 스타 송가인
'미스트롯'이 배출한 스타 송가인
"트로트는 해방 이후 연대별로 모진 생명력을 이어왔다. '내일은 미스터트롯' 시청률이 33%면 점유율 90%란 의미다. 이번 열풍은 트로트가 우리 일상에 뿌리 내려져 있었다는 방증이다. 한(恨)의 정서와 맥락을 같이해온 장르라 폭발한 것이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

■오디션 포맷 예능으로 트로트 신예 발굴

트로트 열풍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스타 송가인을 배출한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을 시작으로 MBC '놀면 뭐하니'의 유산슬(유재석)을 거쳐 오는 12일 마지막 방송을 앞둔 '미스트롯'의 시즌2인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미스터트롯'은 시청률이 33.83%(3월 5일 방송·닐슨코리아 집계)까지 치솟았는데, 최근 tvN 역대 시청률 1위를 갱신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최고시청률이 21.7%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스터트롯'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특히 종편에서 시작된 트로트 열풍은 지상파로 옮겨붙어 지난 4일 첫 방송된 SBS '트롯신이 떴다'도 1·2부 각각 9.2%, 14.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트롯신'은 남진·김연자·주현미·설운도·장윤정 등이 해외에서 트로트 버스킹을 펼친 프로그램으로, 1주 전 같은 시간대에 방송한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의 시청률(평균 3%대)과도 확연히 비교된다.

약 24만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트로트의 인기 원인과 효과'를 분석한 이노션월드와이드의 빅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트로트에 대한 검색량은 2018년 3만7230건에서 2019년 37만9583건으로 무려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20대와 30대의 검색 비중도 각각 34%와 28%나 됐다. 관심이 높아진 이유로는 '예능, 즐거움, 다양성'을 꼽았다.

박성건·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트로트 열풍의 주된 이유로 "오디션이라는 검증된 예능 포맷의 도입과 이로 인한 스타 탄생"을 꼽았다. 박성건 평론가는 "실력 있는 젊은 무명의 트로트 가수가 대거 참여해 재미를 주면서 트로트도 들을 만한 음악이라는 젊은층의 인식 전환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강태규 평론가는 스타 탄생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지난 2004년 장윤정의 등장을 예로 들었다. 박성건 평론가도 이에 공감하며 "'미스트롯'은 새로운 트로트 스타 송가인을 배출했다"며 "현인의 환생으로 평가받는 조명섭도 스타가 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미스터트롯'은 유력 우승후보인 임영웅을 비롯해 최후의 7인 모두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트로트 열풍의 이유로 늘 우리 곁에 있었던 음악 장르였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박성건 평론가는 "80년대 중반까지 트로트는 주류 장르에 포함돼 있었다"며 "이 때문에 박남정 등 댄스 가수가 등장하자 중장년층이 '들을 노래가 없다'고 푸념하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트로트는 또 요즘 대세인 퍼포먼스 위주의 아이돌 노래와 달리 가사를 감상하면서 따라 부를 수 있으며, 우리 민요가 녹아있는 멜로디는 친숙함을 준다"고 장르의 매력을 언급했다.

SBS '트롯신이 떴다'
SBS '트롯신이 떴다'
TV조선 '미스터트롯'
TV조선 '미스터트롯'
■공연계로 확장한 트로트 뮤지컬

트로트 열풍은 최근 공연계로 확장됐다.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콘서트 판매 최상위급' 가수들의 공연 못지않게 인기다.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오는 4월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시작으로 1년6개월간 국내 40여개 도시를 돈다. 최근 서울 콘서트가 티켓 오픈 10분 만에 2만석 전석이 매진됐는데 이중 20대 예매자가 43.4%에 달해 지난해 서울 콘서트 20대 예매 23.4%에 비해 약 20%P나 증가했다. 부모 대신 자식들이 예매 경쟁에 나섰다고 볼 수도 있지만, 수치상으로 보면 2019년 판매된 콘서트 티켓 전체와 비교해도 20대 예매자 평균 비율(42%)보다 높다.

트로트 뮤지컬도 제작된다. 일종의 트로트 주크박스 뮤지컬인 '트롯연가'는 쇠락한 클럽 '홀리데이'를 무대로 '천하제일가왕전'에 출전하는 영희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프로듀서 겸 극중 클럽 사장 역을 맡은 홍록기는 "기획자로서 처음에는 '과연 트로트라는 장르가 뮤지컬과 연결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트로트와 뮤지컬이 잘 조화를 이뤄 그 이유를 생각해봤더니 가사가 우리의 삶 그 자체더라"고 말했다. 한 공연 관계자는 '트롯연가'에 대해 "연극 '친정엄마'에 5060세대가 몰리는 걸 봐서 그들의 문화욕구에 비해 콘텐츠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잘 만들어져 5060세대의 공연계 진입을 돕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트로트 열풍이 지속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박성건 평론가는 "스타와 히트곡의 탄생이 관건"이라고 지적하면서 "'미스터트롯'이 다양한 가수를 등장시켰으나 그들이 다음 음반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미지수다. 무엇보다 트로트가 기술적 진보를 이루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로트에 EDM(Electronic Dance Music)을 도입한 윤일상 작곡의 '아모르 파티' 같은 노래가 음악적 진보를 이룬 몇 안되는 곡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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