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해 놓으면 향후 변종 바이러스 감염병이 창궐했을때 실험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이유다. 또한 코로나19의 대체 약물을 찾아도 현재 거론되는 약물이 대부분 해외 제약회사 제품으로 자칫 국내 수급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함께 바이러스 감염병이 한번 확산되면 신약개발 비용보다 많은 수조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2000년대 들어 전세계적으로 창궐한 바이러스 감염병을 살펴보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등이다. 바이러스 분류 체계에는 모두 코로나바이러스로 유전정보는 서로 80%이상이 일치한다.
현재 신종 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이 국내에서 가장 발빠르게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기위해 필요한 형질전환 실험용 쥐 연구개발을 진행중이다. CEVI 융합연구단이 이처럼 속도를 낼 수 있는 이유는 현재 메르스와 관련된 플랫폼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메르스 창궐때 형질전환 실험쥐를 만들어 지금도 대학 연구소나 기업 연구소에 공급하고 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나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놓은 약물을 확보한 상태에서 연구를 진행하면 약물의 일부시험이 생략 가능해 속도를 낼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월 28일 코로나19 치료제를 위한 약물 재창출 연구를 추진했다. 이는 기존 FDA에서 이미 승인된 물질중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지 빨리 찾아내는 연구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 약물군들은 대부분 해외 제약회사 제품이다. 한 연구자는 "후보 약물을 찾아냈다 하더라도 최악의 경우 해당 기업이 자기 나라에 공급할 것도 부족하다면서 내놓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연구자는 감염병이 유행하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가장 보수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로서는 약물 재창출 연구에서 최대한 다양한 약물을 찾아내야 하고 이와 동시에 우리나라 자체적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로 메르스와 코로나19 등 감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보다 비용이 더 적다는 의견이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감염병 확산을 막고 세계 약물시장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코로나19 사태가 최악의 경우로 치닫을 경우 최대 19조7000억원(165억 달러)이 증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금액은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02%에 해당한다. 그나마 코로나19 확산이 이달 말까지 사태가 수습될 경우 경제 손실은 GDP의 0.08%, 약 1조6157억원(13억4723만달러)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8일 보고서를 통해 2015년 메르스로 인한 국내 경제적 손실이 2조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당시 전염성도 낮고 확산기간도 석 달로 짧았지만, 치사율이 20%에 달해 소비심리를 위축시켰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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