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코로나 청정 부산서 첫 확진…'동래구 매뉴얼'로 동요 막아" [김우룡 동래구청장]

정용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0 18:25

수정 2020.03.10 18:25

"초기대응 실패 막으려 전수조사
자가격리자도 일대일 관리중"
"코로나 청정 부산서 첫 확진…'동래구 매뉴얼'로 동요 막아" [김우룡 동래구청장]
지난 2월 21일 부산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발생 지역은 부산 동래구.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창궐할 동안 부산에선 여전히 잠잠했던 터라 첫 확진자 발생에 따른 충격은 컸다.

김우룡 동래구청은 당시를 떠올리며 '청천벽력'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관내 온천교회를 중심으로 하루에도 몇 명씩 환자가 터져 나오자 사실상 전시에 가까울 만큼 하루하루가 급박했다. 그러다 시간은 어느새 19일이 흘렀고, 최근 동래구와 부산 전역에선 3일째 추가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직 긴장을 풀기엔 이른 시점이지만 그간을 되돌아보는 중간점검 차원에서 10일 김 구청장을 만났다.


다음은 김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2월 21일 동래구에서 부산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당시 상황은 어땠으며, 심정은.

▲한마디로 청천벽력이었다. 우리 구에서 예기치 않게 확진자가 발생하자 무척 당혹스러웠고, 구민들께 송구한 마음이 컸다. 의심환자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판정된 날이 금요일 밤이었다. 그분이 부산 1번이었는데, 보고를 받고 그분의 현재 소재지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당시 이분은 안락동의 한 식당에 있었는데, 그 즉시 식당을 폐쇄시키고 환자를 부산의료원으로 옮겼다. 그다음 날부턴 전시체제나 다름없었다. 토요일 아침인 22일에 간부회의를 열고 긴급대책회의를 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아침 코로나19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그날그날 상황을 파악해 조치하고 있다.

―특히 2월 22~25일 온천교회에서 대규모 발병자가 발생했다. 아주 급박했을 것 같다.

▲확진자가 온천교회 신도이며, 130여명이 교회 수련회에 참가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우선 직원 70여명을 보내 온천교회 신도 1400여명을 전수조사했다. 밀접접촉자를 빨리 찾아내 이분들을 검사받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최초 확진자가 검사를 받고 난 뒤 24시간의 행보가 가장 큰 '방역 구멍'이 될지도 모른다고 판단했고, 초기대응에 실패하면 대구 신천지교회처럼 일파만파로 퍼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교회 신도 1085명이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릴 때도 정말 아찔했다. 우려한 대로 23일 온천교회에서 8명이 나왔고 24일 14명, 다음 날(25일) 4명이었다.

―동래구의 코로나19 매뉴얼에는 검사자 및 자가격리자를 일대일로 관리하고 있다고.

▲시에서도 지적된 사항이지만 의심환자가 검사를 받고 난 뒤 24시간 동안 시간공백이 생긴다. 자가격리 중 지침을 어기는 사례도 있었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일대일 직원 모니터링을 보완해 케어하게 됐다. 검사를 받은 의심환자, 자가격리자 등을 대상으로 전담직원을 배정해 일대일 관리를 하는 것이다. 주로 매일 2회 문안전화를 하고 문자나 e메일을 통해 각종 안내, 자가격리 준수 여부 등을 확인시켰다. 이 점이 구민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감염예방에도 큰 효과를 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동래구 방역단을 보면 판초우의를 입고 있다. 이유는.

▲방역활동은 지금도 매일 200여명이 나가고 있다. 동래 구석구석 안한 곳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방역복 마련이 힘들었다. 처음 80벌을 구입했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군부대에 직접 전화를 걸어 지원 요청했다. 처음엔 30벌 얘기가 나왔는데, 그걸로는 택(턱)도 없다고 더 달라 했다. 그랬더니 고맙게도 300벌을 지원해 주더라. 그 덕에 지금도 잘 쓰고 있다. 방역복도 부족했지만 방역약품도 부족했다. 이때도 대선주조 조우현 대표가 도와줬다. 대선주조에선 소독용 알코올 20여t을 지원받아 살수차에 담아 쫙 뿌렸다. 구민들이 '속이 다 시원하다'고 하더라.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농심호텔 서홍주 대표도 방역단이 고생이 많다고 입욕권 2000장을 통 크게 기부해 줬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대응에서 아쉬운 점은.

▲아쉬운 점은 마스크와 손소독제 수급을 원만하게 하지 못한 점이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관내 어르신과 임신부에게 5개씩 배부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는 올해 동래구가 '2020 동래방문의 해'다. 작년부터 정말 의욕적으로 준비해왔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차질이 불가피할 것 같다. 빨리 사태를 종식시켜 지역 주민과 동래를 찾는 관광객의 환한 웃음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구민에게 한마디 한다면

▲관내에서 집단감염자 발생으로 구민 여러분께 많은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저를 포함한 동래구 전 직원은 지금의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대처해 나가겠다.
여러모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견뎌주고 계신 주민 여러분과 각지에서 아낌없는 격려와 성품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 휴일도 없이 방역활동에 전념하고 계신 방역단원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