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품귀 현상에…지자체 무료 마스크도 연일 '가짜' 논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0 15:48

수정 2020.03.20 15:51

마스크 5부제 시행이후 첫 주말을 맞은 14일 경기 과천시 한 약국에서 주중에 마스크를 사지 못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줄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마스크 5부제 시행이후 첫 주말을 맞은 14일 경기 과천시 한 약국에서 주중에 마스크를 사지 못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줄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자체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마스크도 품질, 가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우리꺼는 왜 KF 마크가 없나요?"
20일 노원구에 따르면 최근 구청은 구민들에게 무료로 마스크를 인당 2매씩 나눠줬다. 각 동 통반장들이 모든 집에 마스크를 배달해주면서 "고맙다"는 주민들 의견이 많았지만, 일부 주민들이 "동네마다 인증, 비인증 마스크가 차별 지급됐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주민 권모씨(29)는 "우리 아파트에는 KF 인증이 없는 마스크가 2장씩 왔다"며 "끈도 직접 달아야하고, 흔히 방역용 마스크라고 불리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권씨가 보여준 마스크에는 인증마크가 따로 없을뿐 아니라 '본 제품은 병이나 감염증의 예방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고 적혀 있었다.

이후 다른 주민들이 "다른 아파트에는 KF94 마스크가 보내졌는데 우리만 비인증 마스크를 줬다"고 주장하면서 구청 홈페이지에 관련 게시글이 올라오는 등 논란이 됐다.


그러나 노원구의 설명은 달랐다. 처음부터 구가 무료로 배포한 마스크는 KF 인증을 받은 마스크가 아니라는 것이다. 노원구 관계자는 "KF인증 마스크는 공적물량 확보 등으로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주민들에게 나눠준 마스크는 일반 공산품 품질기준에 맞춘 일반 마스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 인구가 54만명인데, 한꺼번에 같은 제품을 구하기 어려워 여기저기서 모으다 보니 품질은 조금씩 다를수밖에 없다"며 "마스크 배부할 때 '공인기관의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고 공지했는데, 구민들이 KF마스크라고 오해하면서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다.

노원구에서 지난 11일부터 구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준 마스크. 노원구 관계자는 "KF인증은 없지만 일반 공산품 품질기준에 맞춘 마스크"라고 설명했다. /사진=독자제공
노원구에서 지난 11일부터 구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준 마스크. 노원구 관계자는 "KF인증은 없지만 일반 공산품 품질기준에 맞춘 마스크"라고 설명했다. /사진=독자제공

■"과도한 의미 부여, 피로감 준다"
'가짜 마스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남 거제시에서도 취약계층에게 무료배부한 마스크가 불량으로 확인 돼 소동이 벌어졌다.
거제시는 조달청 등록업체와 마스크 15만개를 구매하기로 수의계약을 맺고 1차분으로 6만개를 취약계층에게 전달했지만 인증마크도 없는 불량 마스크였다. 시는 해당 업체 마스크를 전량 회수 및 폐기 처분하고 경찰 수사도 의뢰했지만 시민들의 원성을 피하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자체 등에서 의도적으로 속인게 아니라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설명했다면 구하기 힘든 상황임을 고려해 믿고 배려해야 한다고 본다"며 "마스크에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모두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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