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텔레그램 n번방' 일당·성착취 영상...경찰 "반드시 잡는다"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2 10:40

수정 2020.03.22 13:22

디스코드 서버(대화방) 검색 사이트에서 '야동'만 쳐도 10여개의 공유방이 검색됐다. 인원이 많은 곳은 실시간으로 2000명이 넘는 인원이 접속해 있기도 했다./사진=사이트 캡처
디스코드 서버(대화방) 검색 사이트에서 '야동'만 쳐도 10여개의 공유방이 검색됐다. 인원이 많은 곳은 실시간으로 2000명이 넘는 인원이 접속해 있기도 했다./사진=사이트 캡처

[파이낸셜뉴스]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영상물 운영자인 20대 남성 조모씨(일명 '박사')는 구속됐지만, 그가 제작, 유포한 영상은 여전히 해외 메신저 등에 퍼져 있어 대응책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경찰은 해외에 서버를 둔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릴 수는 있겠으나,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관련 영상물 유포 차단과 일당을 반드시 검거하겠다는 입장이다.

■'디스코드'에 음란물 공유 버젓이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수사 태스크포스(TF)' 관계자는 22일 "해외 공조에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공조를 통해 충분히 검거가 가능한 사안"이라며 "디스코드 뿐 아니라 '위챗' '큐큐' 등 해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불법촬영물 유통 중인 사안에 대해 수사 중이며 삭제차단 요청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텔레그램 내 'n번방', 박사방 등의 성착취 영상이 이용자들을 통해 디스코드 등 다른 메신저로 옮겨 진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한 이용자가 텔레그램 내에서 "디스코드로 옮겨가자"고 올린 글이 인터넷에 떠돌기도 했다.

텔레그램 성착취 영상물 사건을 공론화한 단체 '프로젝트 리셋'은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3월 18일 오후 기준 디스코드 내 디지털 성범죄 서버(대화방)는 112개에 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디스코드 서버 검색 사이트에서 '야동'을 키워드로 입력하기만 해도 10개가 넘는 음란물·성착취 영상 공유방이 검색되기도 했다. 여전히 버젓이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사방' 등 텔레그램 내 성착취 공유방의 경우 주범만 잡혔을 뿐, 이용자가 여전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전국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계획을 세워서 (수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디스코드로 넘어가자'는 내용의 텔레그램 성착취 공유방 이용자의 채팅./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디스코드로 넘어가자'는 내용의 텔레그램 성착취 공유방 이용자의 채팅./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시간 걸려도 반드시 잡는다"
그러나 해외 메신저의 경우 서버가 국내에 있지 않아 압수수색 등에 해외 공조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 난점으로 꼽힌다. 수사를 통해 혐의점을 찾는데도 시간이 걸려,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것이다.
해외 저작권 침해 사이트들에 대한 수사가 어려운 점과 같은 맥락이다.

경찰청은 지난달 이와 관련해 경찰청 내에 '디지털 성범죄 수사 TF'를 설치해 관련 대책을 논의 중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인터폴 및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수사국(HSI) 등 외국법집행기관과의 협력이나 외교 경로를 통한 국제형사사법 공조 뿐만 아니라 해외 민간 기관·단체와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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