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바다는 팔색조다. 햇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대기 중의 습도 차로, 계절마다 혹은 밀물·썰물의 차에 따라, 같은 바다라고 하더라도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뀐다. 같은 빛깔이라 하더라도, 보는 이의 관점과 분위기에 따라 제주의 바다빛은 변화무쌍하다. 취향의 차다.
봄기운이 무르익자, 제주바다는 청동빛이 된다. 시리도록 푸르다. 아무리 바람 이 매섭고 파도가 거칠어도 봄기운을 막을 수는 없다. 물오른 봄바다에서는 톳이 나오고, 연둣빛 감태가 푸르름을 더할 것이다.
21일 낮 제주도는 따뜻한 남서풍이 유입되면서 낮 기온이 19~24도의 분포로 포근한 가운데, 한라산 정상은 여전히 잔설이 남아 있다. 하지만 제주시 사라봉에서 본 제주바다는 봄빛이 완연하다. 갈매기들도 봄 햇살을 받으며 힘찬 날개짓을 한다.
코로나19에 억눌렀던 감정도 이내 자유와 해방감에 파도처럼 꿈틀꿈틀 댄다. 일망무제(一望無際)의 바다. 그동안 난 왜 저 바다를 잊고 살았을까?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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