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세계 각국이 의료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자 유럽에선 은퇴한 의사·간호사는 물론 아직 학업을 마치지 않은 의대생들도 현장에 뛰어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맷 핸콕 영국 보건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은퇴한 의료진 4500명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다시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돌아왔다고 밝혔다. 의사 500명, 간호사는 4000여명이다. 영국 보건부가 6만5000명에 달하는 전직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현장 복귀를 요청한 지 이틀 만에 모인 숫자다. 핸콕 장관은 이들에 대해 "국가적 노력에 훌륭한 지원"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영국 보건부는 영국 의과대·간호대 과정 마지막 해에 있는 학생들 역시 코로나19 대응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도 22일 은퇴한 의사와 간호사 1만4000명을 포함해 총 5만2000명의 추가 인력을 소집했다. 스페인에선 이날까지 2만800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유럽 내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많다. 스페인 정부는 14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갈수록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이탈리아는 올해 말 졸업 예정인 의대생들을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의사 자격 취득을 위해 필요한 졸업 전 마지막 시험도 면제받는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 사망자가 중국보다 많을 정도로 유럽 내에서도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크다.
가에타노 만프레디 이탈리아 대학교육부 장관은 18일 "이번 조처로 1만명의 의사가 즉각 현장에 충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아틸리오 폰타나 롬바르디아주 주지사는 은퇴한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다시 일터로 돌아와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동료들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고령의 의료진이 다수 최전선에 투입되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고령자가 다른 연령대보다 코로나19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2일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 환자들을 진료하던 67세 의사 1명이 의료진 가운데 처음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졌다. 이탈리아에서 사망한 의료진들 가운데 일부도 은퇴 후 코로나19 비상 상황을 맞아 다시 일터로 나왔던 이들이었다.
이탈리아에서는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진수가 3000여명에 달한다. 스페인에서도 확진자의 10% 이상이 의료진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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