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0.0원 오른 1266.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 거래일인 지난 20일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에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39.2원 하락했지만 다시 원화 약세 속도가 가파른 모습이다.
지난 2008년 10월 30일 이뤄진 첫번째 한·미 통화스와프(300억달러 규모) 당시에도 비슷했다. 체결 소식이 전해진 2008년 10월 30일 종가는 전 거래일(1427.0원) 대비 177원이나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이 지속되면서 13거래일 만인 2008년 11월 17일 1400원대로 복귀했다. 같은 해 12월 한은이 통화스와프 인출을 세 차례에 걸쳐 하면서 다시 환율은 진정됐지만, 이듬해 4월에는 달러당 거의 1600원까지 환율이 치솟았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외환시장을 단기적으로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최악에 대한 우려는 완화됐으나 글로벌 금융시장 진정되지 않는 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원화 약세 압력)과 변동성 유지될 것"이라며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세 진정 여부와 해외채권 환헤지 차환 집중 속 외화자금시장 동향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외환보유액을 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091억7000만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한 시장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그렇지만 시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보니 주식을 매도해 현금화하는 심리를 진정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며 "수출을 통해 달러를 확보할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외환보유액 이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고 전했다.
근본적으로는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코로나19가 진정되고 글로벌 경제가 안정을 찾아야 한다. 현재 시장은 글로벌 경제가 침체로 갈 것이라는 공포감에 안전자산인 미달러화 매수세를 강화시키고 있다.
한편 이날 한은은 증권사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증권금융 등 5개 환매조건부채권(RP) 대상 비은행기관을 대상으로 RP 매입을 실시하기로 했다. 우선 24일에 기일물(14일물 또는 28일물) RP 매입을 실시한다는 예정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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