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젊은 친구들! 모두가 투표하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3 16:27

수정 2020.03.23 16:31

[만 18세, 투표소 가는길에]
【편집자주】만 18세의 생애 첫 투표, 그 시작을 파이낸셜뉴스가 응원합니다.
4.15 총선 페이지 오픈을 맞아 기획칼럼 '만 18세, 투표소 가는 길에'를 연재합니다.
진정한 민주시민의 권리인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이 만 18세들에게도 축제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지난해 10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모인 시위대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며 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지난해 10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모인 시위대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며 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18세, 젊은 친구들! 오는 4월 15일, 54만여 명이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지. 축하해. 오늘은 젊은 친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든지, 선배로서 투표 얘기를 좀 하려고 해. 정치 얘기를 하려니 걱정이 앞서네. 선거가 부모 형제간을 돈독하게도 하지만 쉽게 갈라놓을 수도 있는 무서운 이념의 영역이잖아. 부담감 백배야. 친구들 선거에서 누구를 뽑을까에 대해선 많이 공부하고 고민해야 해. 대부분 자기 지역 출마자들도 잘 모르잖아.

우선 출마자의 선거 유인물과 소속 정당 홈페이지를 통해 강령, 이념, 정책, 후보의 경력, 공약 등을 읽어 봐. 이런 것들이 친구들의 미래에 학교 공부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특히 소속 정당에 대한 공부는 매우 중요해. 우리 정치는 소속정당의 정책과 방침을 무조건 따르는 패거리 문화잖아. 따로 개인적인 소신과 이념을 실현하기는 어려운 풍토지. 거의 맹목적인 충성경쟁이잖아. 소속 정당에 대한 공부가 더 중요한 이유야.

학교 선생님이나 엄마 아빠가 선호하는 후보도 참고할 수 있어. 그래도 공부해서 찍을 후보를 찾는 게 더 낫지. 공부 결과 기존 생각이 바뀐다면 유연하게 적용해. 현재의 의무를 다할 때 더 나은 미래가 담보될 수 있어.

당선자는 슈퍼 파워
당선자들은 친구들의 행, 불행을 좌우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돼. 나라를 부강하게 할 수도 거덜 낼 수도 있어. 이념교육으로 부모 형제간을 원수처럼 만들 수도 있지. 슈퍼 파워 집단이야. 선거 시즌이어서 머리 숙이고 약한척할 뿐이야. 국민이 주인이라는 데도 이들을 쉽게 자르거나 버릴 수도 없어. 그냥 종속된 삶을 살거나 고작 불평과 반발 정도가 전부야.

동시대를 사는 베네수엘라나 북한 사람들을 보면 알잖아. 비전도 없이 거짓말과 선동만 일삼는 정치꾼들에 의해 모든 것이 다 망가졌잖아. 이런 나쁜 사례는 차고 넘쳐. 그래도 눈먼 지지자들은 통치논리에 매몰돼 계속 지원을 하지. 표만 의식하는 선심성 세금 퍼주기 정치? 모두에게 하나같이 거지근성만 길러 결국은 나라를 거덜 낸 거야. 한국의 통치 방식에 대해서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아. 무겁게 생각해야 해. 오늘 내가 먹은 과한 공짜 점심값은 결국 내 몫으로 돌아오게 돼. 사업에도 정치에도, 그 어디에도 공짜 점심은 없어. 비용 지불에 시차만 있을 뿐이야.

“나 때는 말이야”
꼰대들은 젊었을 때 청년실업이라는 말을 모르고 지냈어. 일자리가 넘쳐 선호 직장을 골랐던 시대였으니까. 같은 곳에 살지만 지금 친구들은 정반대야. 일자리가 아예 없어. 취직이 가문의 영광, 출신대학의 자랑거리인 시대가 되었어. 구직과 생존이 지상 과제야. 아들과 아버지의 공동 목표가 취업인 시대야.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왜일까?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첫 번째가 정치 잘못이라고 생각해. 정치인들이 경제는커녕 정치도 모르잖아. 경제가 뭔지도 모르는 한 맺힌 사람들이 권력을 남용해서 그래. 정치인들이 떼거리로 나서서 기업과 기업인을 매도하고 사사건건 발목만 잡았잖아.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겠어. 지금도 주변국 청년들은 취업도 쉽고 경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 그런데 뭐야 우리는? 이게 무슨 ‘저녁이 있는 삶’? 친구들! 정치가 이런데도 선거를 포기할 생각인가? 4~5년에 한 번밖에 오지 않는 ‘갑’의 기회인데도?

뽑지 않아야 할 사람들
출마자들은 선거 때만 잠깐 친구들이 필요할 뿐이야. 투표가 끝나면 이들은 바로 생판 다른 세상에 가서 편히 살 사람들이야. 그때는 만나기도 어려워. 하지만 이들이 만드는 법은 친구들의 미래를 평생 구속할 수도, 살리거나 죽일 수도 있어. 보이지 않는 무서운 손이야.

출마자들 가운데 버려야 하는 카드를 말할게. 전문성 부재자, 무오류의 자기 확신 자, 거짓말하는 자, 그러면서도 사과나 반성을 모르는 자, 죄 없는 기업과 기업인을 욕보이는 자, 혈세를 생산성이나 가성비 개념 없이 마구 퍼주려는 자. 세목 신설이나 증세로 쉽게 세금을 많이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 열심히 일해서 돈 벌어 보지 않은 자, 기부나 자선경험이 없는 자, 평생을 정치꾼으로 살아온 자.

혹시 과거에 이런 사람들을 실수로 뽑았더라도 이번에는 반드시 버려야 해. 찬란한 미래와 희망의 정치를 위하여. 이런 무가치한 사람들을 어떻게 찾지? 선거 포스터 경력을 공부하거나 방송이나 선거현장에서 유세를 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야.

친구들! 작은 일은 잘하는데 큰일은 못한다든지, 큰일은 잘하는데 작은 일은 못하는 그런 사람은 없어. 살면서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어.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한 가지 일을 성실하게 잘하는 사람은 다른 일도 잘해. 자기 인생을 성실히 산 사람을 뽑는 것도 괜찮아.

4월 15일, 반드시 투표장으로 가자
4월 15일, 투표권 행사는 무조건이야. 불참은 최악이야. 꿈에도 생각하지 마. 이 세상에 권리의 포기나 기권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은 하나도 없어. 지난 총선에서 1000표 이내의 박빙이 10곳, 5000표 이내의 경합이 100곳이나 되었어.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불참은 부정선거를 부르는 주술이 될 수도 있어. 부정선거의 공범이 되기 싫으면 반드시 투표해야 돼. 18세의 찬란한 미래를 위해서도.

사실 꼰대들의 눈에도 정당명의 핵심 키워드인 ‘더불어’ ‘미래’ ‘통합’ ‘정의’와 일치하는 집단은 잘 안 보여. 그래도 모두를 위해 반드시 투표할 거야. 한편으론 젊은 친구들이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갈지 두렵기도 해. 친구들 모두가 투표하면 여러분의 나라를 만들 수 있어. 미래는 친구들이 하기 나름이야.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려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얻을 것이요,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라.” 성경에도 나와 있잖아.

남상인 파이낸셜뉴스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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