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항공업 최악의 위기 이겨낼 '경영 안정성'이 주요 변수 될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3 17:49

수정 2020.03.23 20:19

한진그룹 27일 '운명의 날' … 긴장감 고조
오는 27일 한진칼 주총 열려
최대 이슈는 사내 이사 선임건
현재 조회장 지분이 약간 앞서
국민연금·소액주주 표심 관심
조원태 회장, 조현아 전 부사장
조원태 회장, 조현아 전 부사장
한진그룹 운명이 결정되는 한진칼 주주총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 연합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측 어느 누구도 확실한 표대결 우위를 자신하지 못하면서 캐스팅보트를 쥔 기관투자자 및 소액주주들을 향한 구애전이 뜨겁다.

양측은 경영실적, 투명성, 투자의 안정성 등 여러 분야에서 공방전을 펼치고 있지만 핵심이슈는 경영능력으로 집약된다. 하지만 정작 기관 및 소액주주들의 표심은 역사상 최대 위기에 직면한 항공업과 대한항공을 안정시킬 수 있는 경영의 안정성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산업의 위기가 한진그룹의 경영권 향배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조원태-3자연합 지분율 격차는?

23일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27일 서울시 중구 한진빌딩에서 주총을 연다. 주총에선 감사보고, 영업보고, 최대주주 등과의 거래내역 보고 등에 이어 재무제표 승인건, 사외이사 선임건, 사내이사 선임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을 의결하게 된다.

최대 이슈는 경영권을 쥐고 있는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사내 이사 선임건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 등이 조 회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조 회장을 비롯한 한진그룹 내부에선 노조와 전직임원회 등까지 조 회장 연임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상태다.

현재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조 회장 측(33.44%)과 3자 연합(31.98%)측 지분율 격차는 1.46%포인트(p)에 불과하다. 조 회장 측 지분 33.44%는 델타항공(10.00%)은 물론 앞서 '중립'을 선언했다 입장을 바꿔 다시 조 회장 측에 서기로 한 카카오(1.00%)까지 합친 것이다. 재계에선 GS칼텍스 지분 0.25%도 추가될 것으로 본다.

여기에 대한항공 자가보험(2.47%)과 사우회(1.23%)가 어느 편에 서는 지도 관건이다. 자가보험은 의결권 행사를 투표로 결정키로 하고 지난 20일 투표를 마쳤다. 사우회도 이날(23일)까지 투표를 마무리한다. 투표 결과는 '비공개'다. 그룹 내부에서 조 회장 지키기 여론이 높은 만큼 대다수가 조 회장 측에 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조 회장은 총 37.40%가량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31.98%의 지분을 확보한 3자 연합 측보다 5%포인트 앞서고 있지만 현재로선 승패를 단정하긴 힘들다.

■"위기 속 경영 안정 필수"

가처분 소송이라는 변수 때문이다. 앞서 3자 연합 측은 지난 12일 조 회장의 우군으로 평가되는 대한항공 자가보험 및 사우회와 관련, "총수의 영향력 안에 있는 지분이므로 특수관계인이지만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의결권을 제한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결과에 따라 조 회장은 적잖은 우호지분을 상실할 수도 있다.

반면 3자 연합도 반도건설 지분 3.20%를 잃을 수도 있다. 한진그룹은 반도건설이 경영참여 목적을 갖고 있었음에도 '단순투자'로 초기 허위공시를 낸 만큼 주식처분명령을 내려달라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반도 측도 이에 앞서 해당 지분에 대해 자사의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이 두 건의 가처분 신청 결과는 늦어도 24일엔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처분 신청 결과와 더불어 한진칼 지분 2.9%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국민연금과 그 밖에 소액주주들이 어떤 판단을 하느냐도 중요한 변수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이 의결권 자문을 받고 있는 자문사 2곳(ISS·한국기업지배구조원) 모두 조 회장의 연임안에 찬성 표결을 권고한 상태다. 표결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업계에서는 캐스팅보트를 쥔 기관 및 소액주주들이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현 상황에서 안정적인 경영을 필요로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한항공은 민간기업이지만 항공물류업 특성상 국가 기간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며 "특히 지금같은 위기에선 오랜 경험과 네트워크를 보유한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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