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요 압박·EU 위축 영향
3월 1~20일 하루 수출액 0.4% ↓
코로나19 사태로 세계경제가 급랭하면서 우리나라 3월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5% 안팎의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된다. 전달(2월) 수출이 15개월 만에 '반짝' 반등했으나 코로나 쇼크에 따른 반도체와 주요국 수요침체로 수출은 한달 만에 다시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3월 1~20일 하루 수출액 0.4% ↓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은 물론 유럽연합(EU) 쪽 교역위축이 이달 후반부터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강경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코로나19 영향을 직접 받으면서 3월 수출은 3~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對)중국 수출 하락은 물론 주요 시장인 EU 쪽 수출도 지난주부터 감소세가 확연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실장은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가격 모멘텀이 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 측면에서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우리 수출침체는 사실상 16개월 이상 장기화하고 있다. 주요 교역국가별로는 중국, EU, 미국 시장이 심상치 않다. 특히 EU 쪽 시장 위축은 가시권에 들어갔다. 미국 쪽은 4월 수출에서 현지 공장가동 중단 등 악재의 직접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의 최대 교역시장인 중국쪽 수출은 4월부터 코로나19 충격에서 다소 벗어나 공장 가동률 등에서 일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EU 쪽 주요 시장이 위축되면 중국 수출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우리 수출이 이달부터 더욱 녹록지 않은 이유다.
이와 관련,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최근 국책 연구원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현 경제상황은 유례없는 비상시국이다. 수출은 2월 플러스 전환에도 글로벌 수요둔화로 낙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글로벌 수요둔화, 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와 수출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월 수출(412억6000만달러)이 15개월 만에 반등했으나, 코로나19 여파가 당시 교역에 영향을 덜 미쳤고 기저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조업일수를 배제한 일평균 2월 수출은 11.7% 줄었다. 지표상 2월 수출의 '반짝' 반등은 큰 의미가 없었던 셈이다. 큰 흐름에서 수출은 장기침체가 지속되는 중이다.
한편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기준 조업일수를 감안한 1일 평균 수출액은 19억2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307억달러로 10% 증가했다. 지난 20일까지 수출액이 늘어난 것은 조업일수(16일)가 지난해 같은 기간(14.5일)보다 1.5일 많았기 때문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