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빚내서 삼성전자 산 개미들, 폭락장에도 ‘버티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3 18:16

수정 2020.03.23 21:03

코스피 시총 한달새 28% 감소
신용융자잔고 비중은 되레 올라
"금융위기때 폭락장 학습효과"
증시 추가 급락땐 피해 커질수도
빚내서 삼성전자 산 개미들, 폭락장에도 ‘버티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증시 폭락에도 코스피시장의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거래잔고 비중은 오히려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폭락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코스피시장 대형주에 베팅한 개인투자자들이 신용물량을 청산하기보다는 추가 담보금 납입 등을 통해 현재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시장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20일 기준 3조5387억원으로 연중 고점인 지난달 20일 4조5910억원 대비 23% 감소했다.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잔고는 5조9197억원으로 연고점(2월 24일) 5조9196조원에 비해 35%나 줄었다. 국내 증시가 급락하며 지난주(16~20일)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신용융자잔고 감소액은 각각 1830억원, 2870억원으로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 같은 감소세에도 코스피시장의 전체 시총 대비 신용융자잔고 비중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코스피시장 시총 대비 신용융자잔고 비중은 지난달 20일 0.31%에서 지난 20일 0.34%로 0.03%포인트 증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코스피시장 전체 시총은 1479조원에서 1054조원 425조원으로 28.7% 감소했다.

코스닥시장의 전체 시총 대비 신용융자잔고 비중이 반대매매 급증으로 전고점 당시 2.55%에서 2.29%로 0.26%포인트 감소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이달 증시 폭락에 코스피시장의 신용융자 잔고의 절대금액이 감소했지만 시총 감소분 대비로는 신용잔고 비중이 되려 상승하는 '다이버전스'(불일치)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시장 신용잔고의 이같은 현상은 과거의 폭락 경험을 살린 개인의 학습효과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번 폭락장에서 신용베팅에 나선 개인은 과거 단순 낙폭과대주나 테마주와 같은 종목들이 아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종목 위주로 신용매수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개인은 삼성전자 5조8200억원, SK하이닉스 9290억원 사들여 전체 순매수 금액(12조3300억원)의 54.7%를 차지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증시 전체 신용잔고 절대금액과 시총 내 비중은 비슷한 속도로 감소했다.
최근의 코스피 신용잔고 다이버전스 현상은 '위기는 매수 기회'라는 개인투자자들의 학습효과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일부는 보유 종목 주가 급락에 따른 담보비율 하락에도 추가 담보금까지 납입해가면서 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폭락장에서 개인의 삼성전자 등 우량주 매수는 긍정적이나 증시의 추가 하락시 수급불안의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는 여전하다.
한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추가 급락시 이를 버티지 못하고 신용 매물을 청산하려는 개인이 늘어나면 추가적인 수급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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