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2월 한 장치에서 여러 운영체제(OS)가 동시에 작동하도록 해주는 가상화 기술 '어스(EARTH)'를 개발해 AI 드론 비행시험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31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AI 드론 뿐만 아니라 AI 기술을 적용한 유인 탑승 드론, 자율주행 자동차, 지능형 로봇 등에 적용도 가능하다.
어스는 미국 연방 항공청(FAA) 심사관으로부터 안전성 시험 과정을 거쳐 국내 기관 중 최초로 'DO-178C 레벨A'를 인증받는 데 성공했다. 레벨A 수준의 등급은 유인 항공기 분야에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수로 받아야 하는 인증으로 유인기 적용 대상 중 최상위 단계다.
스티브 모턴 FAA 심사관은 "인증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비행안정성에서 상당한 기술적 우위를 갖는다는 의미이며 드론에 활용 가능한 기반 SW가 세계적 수준이며 향후 해당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TRI 연구진은 가상화 기술을 이용해 단점을 극복했다. 이 기술은 한 컴퓨터에 윈도우와 리눅스처럼 서로 다른 OS가 동시에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덕분에 하나의 HW로 가능해 장비 경량화를 이뤘다.
연구진이 개발한 '어스'는 64비트 멀티코어를 지원한다. 또한, 별도 HW에서 구동 시 임무 SW에서 비행제어 SW로 명령을 전달하는 지연시간이 1ms(밀리초)인데 반해'어스'는 33.8㎲(마이크로초)이다. AI와 같은 고성능 응용 구동의 경우에도 가상화로 인한 오버헤드가 3% 미만으로 기술이 우수하다.
ETRI 고성능디바이스SW연구실 임채덕 박사는 "연구진이 개발한'어스'는 최종적으로 시공간 분할(TSP) 커널 기반의 SW 이중화는 물론, 하드웨어 플랫폼 다중화를 통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더욱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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