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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시장도 코로나 직격탄
3000억대 달하던 투자규모
3월 2200억원으로 확 줄어
장기화때 스타트업 타격 우려
3000억대 달하던 투자규모
3월 2200억원으로 확 줄어
장기화때 스타트업 타격 우려
■"대면 미팅 어렵고 불확실성 커지고"
3월31일 민간 벤처투자 통계 플랫폼 더브이씨(The VC)와 창업투자회사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 1·2월 각각 3200억원, 3400억원에 달하던 월별 벤처투자 규모가 3월에 2200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전년 동기 2978억원에 비해서도 778억원이나 감소한 수준이다.
벤처업계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투자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는 반응이다. 또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라 벤처캐피털(VC)들도 투자를 보수적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신영 H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원래 연말에 집행이 몰리고 1·4분기는 결산보고와 펀드 결성이 되는 시기라 상대적으로 투자가 적긴 하다"면서도 "벤처기업과의 투자 미팅 자체가 연기되는데다 회사 내부적인 회의도 자제하는 상황이라 투자 결정과 집행이 다소 연기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정록 카카오벤처스 이사는 "1차 미팅이나 내부회의는 컨퍼런스콜(음성회의)이나 화상회의 등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추가 자료를 요청하거나 딜(투자 계약) 단계에서는 깊이 있는 대면 미팅이 필요한데 그점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인 만큼 VC들도 '꼭 지금 투자해야하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투자 결정 자체가 보수적으로 변한 측면도 있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해외투자길도 막혔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4월에 대·중견기업과 함께 가기로 예정됐던 벨기에 투자 출장이 무기한 연기됐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업계 관계자들과 화학분야가 강한 벨기에로 출장을 갈 예정이었다"며 "투자할 만한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국내 대·증견기업과의 연결지점도 찾으려고 했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미뤄졌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스타트업 추가 지원? 전망 엇갈려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다. 벤처투자가 본격화되는 2·4분기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 스타트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정록 이사는 "올해 VC 시장에 대해 전망하려면 2·4분기부터 봐야한다"며 "이 추세가 2·4분기에도 지속될지를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 그때도 지금과 비슷하면 진짜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송은강 대표는 "VC산업 자체가 정부가 모태펀드 등을 갖고 주도하기 때문에 우려에 비해 산업 자체가 크게 위축되는 건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부가 스타트업들에게 별도 지원을 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직접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이들은 당장 매출도 없는 스타트업이 현재 지원자금을 받기 힘들기 때문에, 별도의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용상 콜라비팀 대표는 "당장 매출이 없는 많은 스타트업은 자금마련 계획에 차질이 생겨서 버티기 어렵다"며 "정부에서 모태펀드 등을 활용해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투자 집행을 독려하는 방안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반면 VC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에 대한 추가적인 정부 지원은 안 된다"며 "기업은 어떤 상황에서건 대비해 미리 준비했어야 한다. 현재도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 과잉 평가되고 있는데 정부가 나서면 업계에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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