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체감 자금사정 BSI '68'
2008년 금융위기때 수준
정부 지원책 쏟아내지만 역부족
실물경제와 동반 좌초 가능성
2008년 금융위기때 수준
정부 지원책 쏟아내지만 역부족
실물경제와 동반 좌초 가능성
8일 한국은행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3월 기업의 체감 자금사정 BSI는 68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 수치(65)에 근접한다. 자금사정 BSI는 기업 자금사정에 대한 BSI로 경영자의 긍정·부정 응답을 0~200 사이 값으로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부정적 응답이 많을수록 낮아진다.
올 들어 자금사정 BSI는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지난 1월 83에서 2월 78, 3월 68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3월에는 전달보다 10포인트나 감소했다. 그만큼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3월 업종별 자금사정 BSI를 보면 비제조업이 66, 제조업이 71로 비제조업의 자금사정이 더 악화됐다. 전달과 비교해 각각 7포인트와 12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항공·여행·숙박업 등이 포함된 비제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제조업에선 대기업(83)보다 중소기업(58)의 자금난이 두드러졌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하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금융기관의 기업 대출 규모가 줄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자금난이 가중된 것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8년 총 기업대출 규모는 전년과 유사했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28% 급감했다.
KDB미래전략연구소 관계자는 "민간소비 위축과 수출감소 등에 따른 기업 매출감소와 실적악화로 자금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대기업도 회사채시장 경색으로 대출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며 "경기순응적 대출행태를 보이는 민간 금융기관은 신용공급을 축소하고, 우량차주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할 가능성이 높아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개인사업자·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자금난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당국은 '4월 위기설'을 부인하며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기업들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면서 시장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기업에 대한 각종 정부 지원책이 빠르게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총선 이후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 등의 자금경색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퍼펙트스톰'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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