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반 금융플랫폼 개발
해외법인 설립·매출 50억원 달성
"평판ID 오남용·신분노출 염려 없어"
해외법인 설립·매출 50억원 달성
"평판ID 오남용·신분노출 염려 없어"
김은태 차일들리 대표(사진)는 블록체인 기술은 'n번방' 사건과 같은 성착취 범죄를 방지하고 더 이상 안타까운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사고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적어도 범죄를 저지르려는 사람은 다른 어떤 새로운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범죄를 저질렀을 것"이라며 "확률적으로 착한 사람이 갑자기 사기행각을 벌이진 않고, 사기를 치던 사람이 갑자기 착해지지도 않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런 근본적인 인간 심리와 통계를 이용해 개인에게 평생 따라다니는 평판을 블록체인 내에서 관리하고, 이를 상시 공개한다면 사기 확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예컨대 한 명의 피해자가 피의자의 평판을 위험 수준으로 떨어뜨려 경고해줌으로써 또 다른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기술은 n번방·박사방 등 성범죄 문제뿐만 아니라 중고거래 사기 예방 등에도 쓰일 수 있다. 나아가 정치인이나 공직자 등 검증이 필요한 사람들을 상대로 지금까지 어떤 궤적을 그려왔는지 더욱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평판ID의 어뷰징(오남용)이나 평가자 신분 노출 염려가 없어 부차적 논쟁에서도 자유롭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로지 블록체인 기술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며 "가능해진다면 도로에서 칼치기(추월한 뒤 급하게 차선을 바꾸는 불법행위)를 일삼는 운전자에게 나쁜 평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너무 정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고 이런 시스템 자체가 또 하나의 부작용을 만드는 것 아니냐고 우려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기술 발전을 가로막지 않았던 덕분에 늦게나마 개선방법을 찾은 게 아닌지 생각한다"며 "애꿎은 기술에 화살을 돌려 지나친 규제와 정책을 만들기보다는 범죄자들보다 더 앞서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차일들리는 블록체인 기반의 웹·앱 금융플랫폼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한양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알약을 개발한 이스트소프트에서 개발자로 재직하다 제2의 카톡, 애니팡을 꿈꾸며 회사를 나왔다. 2012년 서울시 청년창업프로젝트에 발탁돼 창업에 뛰어들었고 회사는 이듬해인 2013년 초 설립했다. 지난해 5월 주식회사로 전환했으며, 그해 연말 미국과 캐나다 법인을 세우고 올 1월엔 영국법인까지 설립했다. 지난해 50억원가량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용자의 90%가 해외 국적이다 보니 올해 사업목표도 '글로벌화'다. 유럽과 캐나다,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해당 지역에서의 사업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게 숙제다.
회사명 '차일들리'는 어린아이처럼 순수함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파벌이나 정치라인 없이 늘 겸손히 배우자는 취지로 지었다. 창업 이후 30개국 뉴스 클러스터링, 디지털자산 마이닝 풀, 디지털 자산 지갑 서비스인 '비둘기 지갑' 등을 내놓으며 가상자산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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