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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 임상실험서 획기적인 효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7 14:04

수정 2020.04.17 14:04

지난 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촬영된 렘뎀시비르 샘플.로이터뉴스1
지난 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촬영된 렘뎀시비르 샘플.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개발중인 항바이러스 약품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획기적인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되면서 제작사의 주가가 16% 넘게 폭등했다. 개발사측은 아직 안정성을 입증할만한 자료가 부족하다며 아직 효과를 확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렘데시비르 개발사인 길리어드의 주가는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장중 2.56% 오른 뒤 장외 거래에서 16% 가까이 뛰어 주당 89.10달러를 기록했다.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 선물도 미 정부의 경제정상화 침 발표에 렘데시비르 소식까지 겹치면서 3.4% 뛰었다. 미 의약전문매체 STAT에 따르면 이날 시카고 의대 캐슬린 멀레인 감염병학과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3단계 임상시험 결과 "실험 참가자들의 열과 호흡기 증상이 아주 빠르게 회복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자들이 투약 1주일 안에 퇴원했다며 "가장 좋은 소식은 대부분의 우리 환자들이 퇴원했고 사망자는 2명에 그쳤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시카고 의대가 진행한 임상실험에는 125명의 환자가 지원했고 이 가운데 113명이 중증 환자였다.

1987년 미국에서 설립된 길리어드는 1996년 개발한 타미플루를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치료제로 공급해 유명세를 탔다. 렘데시비르는 약 10년 전에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기획된 약물이나 경쟁 약물 수준의 효과를 내지 못해 개발이 중단됐다. 해당 약물은 코로나19와 유사한 중동호흡기증후근(메르스) 치료에 효과를 보이면서 최근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에서 렘데시비르와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을 언급하고 이들 약품의 사용 승인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길리어드는 지난달 기준으로 세계 각지의 치료 병동에서 6건의 임상실험을 진행중이고 이 가운데 4건이 3단계 임상 실험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공동 연구팀은 이달 11일 국제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을 통해 렘데시비르 임상 실험 에서 53명의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10일간 약품을 투여했더니 36명(68%)의 호흡곤란 증상이 나아졌다고 밝혔다. CNBC에 의하면 길리어드는 이달 안에 중증 환자 2400명에 대한 실험결과를 발표하고 다음달에 경증 환자 1400명에 대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미 정보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에 의하면 이달 8일 기준으로 전 세계 158개 기업과 연구소 등이 156종의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클래리베이트는 14일 발표에서 인공지능 분석 결과 렘데시비르가 앞으로 2년 6개월 내에 89%의 확률로 상용화 될 수 있다며 코로나19 치료제 가운데 가장 빨리 상용화된다고 내다봤다.


이날 길리어드측은 미리 유출된 임상실험 결과에 대해 약의 효과를 검증하기에는 "통계적 검증력이 없다"며 자료가 더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날 워싱턴포스트(WP)는 영국에서 임상실험이 진행중인 항바이러스 물질인 EIDD-2801을 소개하고 렘데시비르와 유사한 약물이지만 혈관에 투여할 필요 없이 알약형태로 먹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IDD-2801은 미국에서 1단계 안정성 실험이 진행중인 만큼 효과를 확인하기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릴 전망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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