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학가 기말고사 대면시험 찬반 논란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9 18:25

수정 2020.05.19 18:25

변별력 필요 vs 감염 불안
학교측, 학생들 여론수렴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대면 강의를 추진하던 대학들이 비대면 강의로 유턴하는 가운데 일부 대학들이 기말고사를 대면시험으로 추진해 학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해당 대학들은 중간고사를 온라인 시험으로 치르며 부정행위에 대한 논란이 커졌고, 장학금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변별력이 없어졌다고 반발해 대면시험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19일 대학가에 따르면 대학들이 코로나19 확진자 추이에 따라 기말고사를 대면시험으로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6월 초~중순 치러지는 기말고사까진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학생 반대에 부딪친 대면시험

서울 주요 대학들 중 기말고사를 대면시험으로 추진하는 학교는 경희대, 숭실대, 중앙대 등이다. 다른 대다수의 대학들은 온라인 시험을 원칙으로 하되 시험 방법을 교수 재량에 맡긴 곳이 많았다.

중앙대는 1학기 전체 온라인 강의를 발표하며 동시에 기말고사는 대면시험을 원칙으로 한다고 공지했다. 지방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는 학생을 위해 기숙사를 개방하고 방역을 위해 대형 강의실에서 거리를 벌려 시험을 치른다는 계획이다.


기말고사를 대면시험으로 치르려던 경희대와 숭실대는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쳤다.

경희대가 e-메일을 통해 기말고사를 대면으로 치른다고 공지하자 학생들은 "비대면 시험을 원칙으로 안전기준 준수와 학생의견을 수렴한 뒤 다시 공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학생들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희대 관계자는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위해 공실이 있는 기숙사 개방 등 대면시험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해외에 거주하는 학생 등 온라인 시험이 불가피할 경우 부정행위를 막을 방법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대면시험을 원칙으로 기말고사를 추진하려던 숭실대도 학생들의 반대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기말고사 기간 서울에 거주할 곳이 없다고 호소한 것이다.

숭실대 관계자는 "장학금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중간고사를 오픈북을 활용한 온라인으로 치르며 변별력이 없어졌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며 "정부의 고3 등교 방침을 보면 대면시험을 주장하는 학생들의 입장에 힘이 실리지만,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주장도 현실적인 문제라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학생들도 대면시험 찬반 엇갈려

기말고사를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학생들의 찬반은 분분하다.

온라인 시험을 주장하는 학생들은 이태원 클럽 사태를 보면 젊은층이 몰리는 대학에서 대면시험은 아직 이르다는 주장이다.

중앙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학교에서는 지방 학생들을 위해 기숙사를 개방하고 넓은 강의실에서 거리두기를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복도는 좁고 시험 뒤 주변 식당 등에 사람이 몰리는 건 막을 수 없다"며 "한 학기 전체를 온라인으로 강의하면서 최종 평가인 기말고사는 오프라인으로 본다는 것도 아이러니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오프라인 시험을 찬성하는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치른 중간고사가 부작용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숭실대에 재학 중인 4학년 학생은 "중간고사 때 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그룹을 지어 과목별로 시험을 나눠 본 게 알려져 학생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며 "오픈북으로 시험을 치르는 것도 성적 객관화에 도움이 되질 않는다"고 주장했다.

실제 한양대에서는 중간고사를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일부 학생이 돈을 대가로 대리시험을 제안하는 부정행위를 모의 중이라는 글이 올라와 학교 차원에서 조사를 벌인 적도 있었다.
이에 한양대 측은 학생 커뮤니티 사이트를 모니터링하고 부정행위 제보가 들어온 수업에 대해 수강생 전원을 전수조사하기도 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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