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1차 무역합의 이행 압박… 시진핑은 'G7 확대' 견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7 17:50

수정 2020.06.07 17:50

中·EU에 랍스터관세 인하 압력
美 상원의원 "中 협력 은행 제재"
시진핑, 메르켈·마크롱과 통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첫번째)이 지난 5일(현지시간) 메인주 길포드의 퓨리탄 메디컬 프로덕스 공장을 방문해 의료용 면봉 생산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첫번째)이 지난 5일(현지시간) 메인주 길포드의 퓨리탄 메디컬 프로덕스 공장을 방문해 의료용 면봉 생산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AP뉴시스
【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 협상에 대해 다시 날을 세우고 있다. 미국 의회도 중국 지지은행에게 엄포를 놓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는 양상이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중국 고립 정책 등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7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미중 1차 무역합의에 대해 "나는 3개월 전에 봤던 것에 비해 약간 다르게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일어날지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그 동안 행보를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그것'은 1차 무역합의의 이행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중 1차 무역합의는 대표적인 경제 치적이다. 홍콩 국가보안법 상황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이를 '중국 때리기' 수단으로 사용해왔다.

1차 무역합의 이행이 일어날지 알지 못한다고 본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과 상황이 변했기 때문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중국과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발언한 것도 1차 무역합의 불이행 또는 재협상의 목소리가 나오는 중국 내부 기류를 의식한 간접적 압박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메인주 뱅고어에서 수산업자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유럽연합(EU)이 미국산 랍스터에 대한 관세를 내리지 않으면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에 대한 보복 수단이 무엇인지 언급하지 않은 채 '중국에 매우 소중한 무언가'라고 거론했다. 이와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에게 관세를 때릴 중국산 제품들을 식별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미국 의회 역시 트럼프 행정부와 보폭을 맞추고 있다. 공화당 팻 투미 상원의원은 민주당의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과 함께 중국 정부에 협력하는 은행들을 대상으로 '전례 없는' 제재를 가할 법안을 발의했다고 주요 외신이 전했다. 투미 의원은 "홍콩의 자치권을 훼손하는 일에 자금을 대고 인권보다 이익을 우선시한 은행들을 처벌한다"며 "이는 중국 공산당 간부들에 대한 전례 없는 조치가 될 것이다. 중국 지도부가 이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장애물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움직임에 미 행정부는 연이어 제재 방침을 천명했지만 영국계 금융기관인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스탠다드차타드(SC)는 오히려 홍콩보안법에 지지의사를 밝혔다.

다만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민주당 셰로드 브라운 의원은 "대형 외국 은행들에 대한 2차 제재 등 미국의 일방적 제재는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으며 우리의 전략적 이익에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5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연이어 통화하며 코로나19 방역과 양자 협력 강화를 요청했다.
이를 두고 표면적으로 통상적 외교지만, 사실상 새로운 G7 확대 정상회의로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포위망을 무력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1차 무역합의 이행으로 가닥을 잡은 걸로 보인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 핵심 사안인 농산물 수입 주관 부처를 상무부에서 농업농촌부로 바꾼 것은 이를 정치적 과제가 아니라 '행정적 과제'로 인식 전환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1차 무역합의 이행을 미국에 보내는 우호 메시지로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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