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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원점서 재검토하자"… 가격 낮추기? 인수 포기? [아시아나 인수전 새국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9 17:59

수정 2020.06.09 17:59

"아시아나 인수 의지엔 변함 없다…
재협의 위한 계약 종결기한 연장을"
예상못한 부채 4조5000억 증가 탓
자금 차입한 아시아나에 불만 표시
HDC현산 "원점서 재검토하자"… 가격 낮추기? 인수 포기? [아시아나 인수전 새국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지만 인수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달라고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 등에 공식 요청했다.

현산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며 "인수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 재협의 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HDC현산 컨소시엄에 "6월 27일까지 인수의지가 있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 계약을 연장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일각에서 현산이 코로나19로 인해 계약을 포기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현산은 "인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재점검과 재협의를 위해 계약상 롱스톱 데이트(잠정적 거래종결 기한)을 연장하는 데 공감한다"고 답했다.


■코로나로 조건 전면 재검토 필요

현산은 항공업 진출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참여했으며, 러시아를 제외한 중국 등 모든 국가에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당초 세웠던 인수자금 조달계획에 따라 유상증자, 회사채 등 발행과 금융기관 대출 등을 순차적으로 실행하는 등 인수자금 조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수를 위해 출범한 미래혁신준비단도 보강해 6월 현재 23명 규모로 인수 준비업무에 매진하고 있으며, 부문별로 외부 전문기관을 선임하는 등 상당한 규모의 비용과 인원을 투입해 인수 후 통합(PMI)에 필요한 여러 컨설팅 프로젝트도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수계약 체결일 이후 계약을 할 당시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코로나19와 같은 부정적 영향이 초래해 인수조건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산은 "불과 5개월도 지나지 않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지난해 말 기준 2조8000억원의 부채가 추가로 인식됐다"며 "1조7000억원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무려 4조5000억원 증가했다"고 말했다.

부채비율도 1·4분기 말 현재 계약 기준인 지난해 반기 말 대비 1만6126%로 급등했으며, 자본총계도 1조772억원 감소해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지난해 12월 말 공시 대비 증가된 지난해 순손실과 1·4분기 당기순손실을 합해 모두 8000억원 이상 확대됐다고 전했다.

지난 3월 공시된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외부감사인이 이 회사 내부회계 관리제도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표명했다며 "이번 계약의 기준인 재무제표의 신뢰성 또한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아시아나 측에 불만 표시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측에도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4월 21일 긴급자금 1조7000억원 추가 차입 등을 통보만 하고 사전동의 없이 다음 날 이사회에서 이를 승인했다는 것이다.
같은 달 24일에는 법률적 리스크가 상당한 부실계열사에 대한 총 1400억원 지원도 통보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현산은 "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명시적인 부동의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추가 자금의 차입, 부실계열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등을 결정했다"면서 "관련된 정관 변경, 임시주주총회 개최 등 후속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현산은 채권단에도 서면을 통해 각자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등 혼선을 최대한 막고, 논란의 여지는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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