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8급서 직급 낮춰 아내 있는 익산시 전입
저소득층 고용 예방·일자리 ‘일석이조’
최근 10년간 산불발생 건수도 65% 감소
최근 산불 진화중 대나무 눈 찔림 사고나기도
저소득층 고용 예방·일자리 ‘일석이조’
최근 10년간 산불발생 건수도 65% 감소
최근 산불 진화중 대나무 눈 찔림 사고나기도
【파이낸셜뉴스 익산=김도우 기자】 호남평야의 북측 전북 익산의 지형은 대체로 순하다. 단단한 황토 덩어리를 나무망치로 부숴놓은 것처럼 다소 투박하고 높은 산이 없다.
익산지역은 함열읍을 중심으로 함라면과 황등면, 금마·성당·웅포면 등 여러 면 단위 행정구역으로 쪼개져 있음에도 험한 산이 없어 큰 산불은 없다. 그러나 작은 산이 곳곳에 있어 늘 긴장을 멈추면 안 된다.
특별한 대형 산불이 없는 이곳에 산림청 8급이 익산시 9급으로 강등돼 온 이가 있다.
전북 익산시 미래농정국 임성훈(39세) 주문관이야기다.
임 주무관은 2011년 산림청 9급으로 임용돼 2년 뒤 8급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산림청은 북·동·남·중·서부지방산림청을 비롯해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등 전국에 흩어져있는 지방으로 발령 받는 조직 특성상 한 지역에 계속 머물 수가 없다.
그는 아내가 있는 익산으로 가고 싶었지만 8급으로 인사이동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고 고민없이 익산시로 전입했다. 한 직급 강등돼서 전입했지만 지금은 익산시의 산불예방 전도사로 유명하다.
임 주무관은 10년 이상 산불방지대책 업무를 담당해 오며 관련분야 베테랑으로 손꼽힌다.
그는 저소득층이나 실업자를 산불감시원으로 고용, 산불취약지역을 감시해 일자리 창출과 산불 방지의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는 시책을 추진해 왔다.
산불은 초등진화가 중요하다는 것에 착안해 98명으로 산불예방 초동진화 체계를 구축했다.
함열읍을 포함한 14개 읍면지역 감시원 44명을 구성해 산불 초기 대응한다.
그래서 일까. 매년 익산시 산불현장 평균 출동 100여건 중 대형 산불로 이어진 경우는 없다. 익산시 산불담당 직원은 매년 봄, 가을 6개월은 평일 휴일이 없다.
산불출동 및 상황대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북 지역 온난화로 법정 산불 기간 이외 산불 발생이 늘어나는 추세라 늘 대기 해야 하는 실정이다.
임 주무관 업무는 이 뿐이 아니다. 산림 내 불법단속, 임도 및 등산로, 소나무재선충병 등 일반산림보호 행정업무도 병행 하고 있다.
임 주무관은 최근(3일) 일어난 관내 오산면 장신리 임야 초등진화를 했다.
지난 6일 금마면 신용리 산불에서도 초기에 진화해 30여평 소실에 그쳤다.
이어 사흘 뒤인 9일 봉개산 산불은 그 다음날까지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해야 했다.
현장에는 대나무가 많아 야간 산불 진화 작업 중 왼쪽 눈을 나뭇가지에 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실명까지는 아니지만 검은 눈동자에 스크래치가 많이 나 지속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임 주무관은 산림청 지역 항공관리소와 함께 유관기관 합동 산불진화 훈련을 실시하고, 헬기 진화 체계를 구축하는 등 신속하고 효율적인 초기 진화로 산불 발생에 따른 피해 면적을 줄이는 데 일조했다.
임 주무관의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익산시는 최근 10년간 산불발생 건수가 65% 이상 감소했으며, 산불피해 면적은 전년도에 비해 15% 가량 줄었다.
특히 농어촌 지역의 특성상 논·밭두렁 무단 소각을 통한 산불 발생이 빈번하다는 점에 착안해 5일장과 마을 경로당, 영농교육장 등을 찾아 산불 예방 홍보활동을 펼쳐온 것도 호평을 받았다.
임성훈 주무관은 “시민들 협조로 산불피해가 크게 줄어들어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익산시민의 소중한 자산인 산림자원의 보존과 활용에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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