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원순 시장 실종에 당황한 서울시, 초긴장속 '함구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9 20:43

수정 2020.07.09 20:43

[파이낸셜뉴스] 박원순 시장의 행적은 공식적으로 지난 8일 '서울판 그린뉴딜'을 시청에서 발표한 것이 마지막이다.

전일 박 시장은 의욕적인 모습으로 대형 기자회견을 열었고, 새로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직접 브리핑을 했다. 외견상 특이한 징후는 찾기 어려웠다.

9일 아침 박 시장이 시청으로 출근하지 않았을 때는 비서실에서 대변인실로 "시장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오늘 일정을 취소해야 한다"라고만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펜싱팀 선수단의 합숙소 현장 점검 일정이 있었으며, 오후 4시에는 시청에서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과 면담이 잡혀 있었다.
이날의 모든 일정은 취소됐으며 오는 10일 예정인 서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참석도 취소됐다.

서울시는 갑자기 전해진 박 시장의 실종 소식에 당황한 상태다. 현재 4급 이상 간부들은 전원 유선 대기 상태명령이 떨어졌다. 유선대기란 시청안에 꼭 있을 필요는 없지만 언제든 즉시 연락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라는 의미다.

서울시의 공식 대외 창구인 대변인실 직원들은 퇴근길에 황급히 발을 돌려 사무실로 되돌아오기도 했다.

현재 대변인실에서는 박 시장과 관련된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파악 중'이라고만 응답하며 일체 함구 하고 있다.

박 시장이 몸 상태 문제로 출근하지 않았다는 소식은 비서실 한 관계자가 시청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 비서진이 박 시장으로부터 직접 이런 지시를 받았는지, 아니면 제삼자로부터 전달받았는지에 대해서도 시청에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우리도 시장이 출근한 이후에 대해서만 알 수 있을 뿐 시청에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는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없다"라며 "몸이 좋지 않아 출근하지 않았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의 실종신고 접수 소식이 나온 이후 항간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게 아니냐는 소식이 유포되기도 했지만 아직 유서와 비슷한 글은 발견되지 않았다.

박 시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전일 발표한 그린뉴딜에 관한 장문의 게시물 이외에 다른 내용은 올라오지 않은 상태다.


시청의 한 고위 간부는 "오후에 보도를 보고 이런 내용을 처음 알게 돼 당황스러운 상태"라며 "(시장이)최근 부동산 문제에 대한 강경 발언이나, 그린뉴딜 정책 등을 주도하면서 대단히 의욕적이었으며 심경상 이상한 점은 느끼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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