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시민들은 충격을 숨기지 않았다. 평소 소탈했던 박 시장의 모습을 기억했던 시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박 시장을 추모했다. 박 시장이 설립을 주도했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도 "시민운동에 앞장선 분"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시민들 "충격" 숨기지 않아
서울 중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66)는 "서울시장이 되기 전에 우리 가게에 자주 와서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니까 마음이 너무 안 좋다"며 "말씀이나 행동했던 게 참 인자했던 게 기억난다"고 전했다.
김씨는 박 전 시장과 같이 찍은 사진을 꺼내 보이며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전날 박 시장의 실종 소식에 놀란 뒤, 다음날 아침 사망 소식을 접했다며 황망한 마음을 드러냈다. 윤모씨(39)는 "실종기사를 봤을 때 제발 무사한 모습으로 뵐 수 있기를 바랐다"라며 "몇 해 전 에어컨도 없는 옥탑방에서 아내분과 한달간 생활하고 지내지 않으셨나. 저는 진정성 있게 보여서 안타까운 마음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시민 박영서씨(35)도 "무슨 잘못을 지었든 살아서 죄를 받아야 하는데 불미스런 결정을 했다고 해서 마음이 많이 안 좋다"며 "지난 10년 넘게 진보진영의 큰 인물이었고, 그 전에도 시민사회단체의 큰 어른이었는데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조성준씨(41)도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그 자체로 지탄받아야 하겠지만, 적어도 한국사회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 비극적으로 떠났다는 점에서 애도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도 애도 표해
시민단체에서도 애도의 메시지를 남겼다.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참여연대는 고인과 함께 한 시간을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 1994년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했으며, 사무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참여연대 측은 "박 시장은 서울시장 이전에 오랜 시간 시민운동을 개척하고 그 영역을 확장시켰던 활동가셨다"며 "참여연대 운동의 토대를 굳건히 세우고 다양한 시민운동 영역에서 한국사회의 개혁과 혁신을 위해 헌신했다"고 평가했다.
중소기업회는 "일찍부터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 등의 모범적 운영을 통해 사회운동에 앞장서며 약자의 편에 섰던 고인은 한국 시민단체의 상징적인 인물"이라며 "최근에도 중소기업계와의 간담회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보여줬던 고인이었기에 더욱 믿기 힘든 비통함을 느낀다"고 애도를 표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노조)는 이날부터 12일까지 사흘간 '경고성 파업'에 들어간다고 예고했으나 박 시장의 유고로 이를 유보키로 했다. 최기범 노조 사무국장은 "서울시에 행정적으로 공백이 있는데 우리까지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시장이 서울시청 직원으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직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을 두고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판 의견도 나왔다. 한 이용자는 "살아서 죄값을 받아야지, 무책임하다"며 "코로나19 시국에서 서울시장이 해서는 안 되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윤홍집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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