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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노무현의 변호인·문재인의 동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1 09:25

수정 2020.07.11 09:25

박 시장, 1987년 盧대통령 변호 맡아 
文대통령, "오랜 인연..충격적"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12기 동기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박 시장 사망에 대해 "너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원순 서울시장 SNS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12기 동기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박 시장 사망에 대해 "너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원순 서울시장 SNS
[파이낸셜뉴스] 박원순 서울시장 장례 이틀 째를 맞은 11일, 정치권의 추모는 계속되고 있다. 이낙연, 김부겸, 이해찬 등 여권 인사들은 조문 첫 날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10일 조화를 보냈고 노영민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등 참모들은 직접 조문에 나섰다.

이자리에서 노 실장은 "대통령께서는 박 시장님과 연수원 시절부터 참 오랜 인연을 쌓아 오신 분인데, 너무 충격적이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밝혔다.

실제 문 대통령과 박 시장의 인연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 간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12기 동기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박 시장이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뛰어 들었을 때 "박 변호사와는 잘 알고 가깝다. 시민운동과 민변을 같이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참여정부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엔 시민운동가였던 박 시장에게 여러 자문과 조언을 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신뢰관계는 인적교류에서도 나타난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활동하며 박 시장과 호흡을 맞췄다. 반대로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던 진성준 의원은 앞서 대통령비서실 정무기획비서관을 역임하며 문 대통령을 보좌한 바 있다.

문 대통령과 박 시장은 2017년 당시 대권을 두고 경쟁하기도 했지만 40년 인연 속에서 일종의 동지적 관계를 형성했다는 평가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014년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했던 변호인 선임 신고서. 박 시장은 1987년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호인 중 한 사람이었다. 사진=박원순 서울시장 SNS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014년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했던 변호인 선임 신고서. 박 시장은 1987년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호인 중 한 사람이었다. 사진=박원순 서울시장 SNS
박 시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 박 시장은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던 1987년, 노 전 대통령이 대우조선 노동자들을 변호하다 집시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자 99인의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법정 모습은 노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 '변호인'의 마지막 장면에서 재연됐는데 재판정에서 호명된 '박상순 변호사'의 실제 모델이 '박원순 변호사'다.

박 시장은 당시 영화 변호인을 관람한 소감을 자신의 SNS에 남기기도 했다.

그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일어날 일은 일어나는 일이 운명이라고 한다. 누구나 살아가며 운명같은 일을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시민들에게 진 제 빚도 발로 뛰는 현장시장이 되는 것이 갚는 것이란 생각이다. 변호인은 옛날 얘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들의 이야기"라며 "아직도, '국가란 국민입니다'고 외치던 송우석 변호사의 모습이 눈에 밟힌다"고 적었다.


지난 5월엔 자신의 SNS에 "저 박원순은 노무현의 영원한 동지"라며 "당신의 뜻을 따라, 생전에 미처 못 다하신 대한민국의 남은 과제를 함께 풀어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 모습. 뉴시스
지난 10일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 모습. 뉴시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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