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 흑백분리 정책 속에 알라배마주 셀마의 흑인 빈민구역에서 태어난 루이스 의원은 킹 목사의 흑인 인권운동에 뛰어들어 1963년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서 역사적인 연설을 하기도 했다.
그의 당시 연설은 미국의 흑인 인권 상황이 거의 60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는 당시 연설에서 "우리는 지쳤다. 경찰관들에게 두들겨 맞는 것에 지쳤고, 우리 사람들이 계속해서 감옥에 갇히는 것을 보는 것도 지쳤다. 여러분은 '참아라'라고 말하지만 얼마나 더 참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 지금 당장 원한다"고 호소했다.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사건으로 불거진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지금의 흑인 인권운동 기간 연설이라고 들어도 어색할 것이 없다.
킹 목사의 "나에게는 꿈이 있다"는 유명 연설이 이뤄진 그날 그 장소에서 이 연설이 행해졌다.
루이스 의원도 킹 목사처럼 비폭력 운동을 지지했다.
각계의 애도가 이어졌다.
최초의 미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온라인 사이트 미디엄에 자신의 대통령 당선이 온전히 루이스에 힘입은 것이었다고 애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은 그저 "그의 어깨에 기대서 있었을 뿐"이라면서 루이스의 '희생' 덕분에 백악관에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그는 계속해서, 심지어 사후에도 더 완전한 일치를 위한 긴 여정의 신호기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백악관과 미 연방정부, 해외 대사관에 조기 게양을 지시하고 그의 사망을 애도하는 트위터도 올렸지만 주말 골프는 중단하지 않아 비난을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에 "인권 운동 영웅 존 루이스의 별세 소식을 듣고 침통해하고 있다"면서 "(영부인) 멜라니아와 나는 그와 그의 가족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루이스 의원에 대한 "존경과 (그의) 오랜 공직 봉사를 기리기 위해" 오는 18일까지 조기를 게양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이날 장문의 조사를 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존(루이스)의 삶은 미국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그의 삶이 나타내는 "가장 강력한 상징은 우리 시대에 우리 나라의 참 된 약속, 즉 우리 모두는 평등하게 태어났고, 똑같은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약속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애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루이스 의원이 "우리 나라가 더 완전하게 단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면서 "미국은 모두의 자유와 정의를 향한 그의 여정을 지속함으로써 그를 기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공화당의 밋 롬니(유타주) 상원의원 등도 애도했다.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의사당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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