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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기업 갈등, '틱톡' 넘어 IT 전반으로 확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03 14:05

수정 2020.08.03 14:05

중국 베이징의 바이트댄스 사옥 로고.로이터뉴스1
중국 베이징의 바이트댄스 사옥 로고.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중국 기업을 겨냥한 미국 트럼프 정부의 공세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넘어 미국에 진출한 IT 기업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틱톡 사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개입으로 일단락 됐으나 미국인들의 개인정보를 다루는 다른 IT들도 트럼프 정부의 사정권에 놓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틱톡 뿐만 아니라 중국 메시징 어플리케이션(앱)인 '위챗'까지 언급하며 앞으로 며칠 내에 해당 앱들에 대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중국 소프트웨어 기업 전부 위험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에서 활동중인 중국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잠재적인 안보위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틱톡이든 위챗이든, 수많은 미국 내 중국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중국 공산당의 안보 기관에 직접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해당 정보들은 안면인식 패턴이나 주소, 전화 번호, 연락한 친구 목록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해당 문제들을 해결하겠다고 확실히 밝혔으며 대통령은 앞으로 며칠 내에 중국 공산당과 연결된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넓은 범위의 국가안보 위험을 감안해 행동에 나설 것이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이르면 이달 1일에 미국 내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틱톡 제재를 요구했던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인터뷰에서 위챗까지 언급했다. 위챗은 세계적으로 10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세계 최대 메시징 앱이며 지난 2011년 중국 텐센트가 개발했다. 위챗은 폐쇄적인 중국 인터넷 환경에서 독보적인 메시징 앱으로 자리 잡았으며 하루 평균 380억건이 넘는 메시지가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미 정치 매체 더힐은 지난해 7월 보도에서 위챗과 관련된 미 텍사스대학 논문을 인용해 위챗이 "전자발찌"와 같으며 중국인의 인권을 침해하고 미국과 자유세계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틱톡 사태, MS 인수로 일단락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MS가 미국 내 틱톡 사업권을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단 유보되었다. MS는 2일 성명에서 틱톡의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사업권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며 9월 15일까지 구체적인 협상을 끝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MS는 "우리는 미국의 강력한 정보 보안을 발전시키기 위한 미 정부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개입에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저널(WSJ)에 의하면 틱톡 개발사인 바이트댄스와 MS는 이미 지난달부터 사업권 매각 협상을 시작했으나 장이밍 바이트댄스 최고경영자(CEO)가 매각을 머뭇거리면서 협상이 지체됐다. 신문은 장 CEO가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의 틱톡 금지 언급에 놀라 MS에 더 많은 양보를 했다고 분석했다. WSJ는 장 CEO가 미국 내 틱톡 사용이 금지되면 다른 서방 국가에서도 비슷한 정책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사업권 매각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러 금지 언급을 했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쓴 책인 '거래의 기술'을 읽어본 적이 있나?"라고 되물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MS의 틱톡 인수보다는 금지를 선호했지만 틱톡의 미국 사용자가 1억6500만명에 달하고 대부분이 미래 유권자인 10대 젊은이라는 점을 감안했다고 추정했다. 다른 소식통은 공화당 지지자들의 틱톡 사용자 역시 무시할 수 없고 틱톡 금지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정치적 공세에 이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MS측에 매각 협상을 45일내에 끝내라고 지시한 뒤 중간에 정부가 중지시킬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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