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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소양강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06 18:20

수정 2020.08.06 18:20

1986년 전두환 정권은 대북성명을 통해 북한의 금강산댐 건설계획 중단을 요구했다. 명분은 북한이 금강산댐 건설 후 고의로 폭파해 200억t 물을 남측으로 쏟아낸다는 이른바 '서울 물바다설'이었다. 같은 해 강원 화천에 평화의댐 건설공사가 시작됐고, 1989년 1단계공사가 끝났다. 사업비는 국민성금 639억원을 포함, 총 1666억원이 쓰였다. 하지만 평화의댐 1단계 완공 당시 북한 금강산댐은 공사조차 하지 않았다.
1993년 감사원 감사 결과 서울 물바다론은 전두환 정권이 불안한 정국을 전환시키기 위해 북한 수공(水攻) 위협을 과장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있지도 않은 대북 이슈를 과대포장한 대표적 사례다.

북한강 최상류 소양강댐이 5일 3년 만에 수문을 열었다. 중부지방에 내린 기록적 집중호우로 제한수위를 넘자 어쩔 수 없이 물을 흘려보낸 것이다. 한꺼번에 초당 2000t 정도 물을 하류로 토해내니 그 맹렬한 기세는 아찔할 정도다. 꼭 3년 전 2017년 8월 장마철 폭우로 나흘간 수문을 개방했다. 춘천·인제 등 댐 유역에 집중호우가 계속되면서 오는 15일까지 수문을 열어둘 참이다. 소양강댐은 높이만 123m에 이르고 저수량은 29억t에 달한다. 워낙 큰 댐이라 웬만한 비로는 수문이 꿈쩍도 안 한다. 한반도를 강타한 초강력 태풍 제니스(1995), 매미(2003) 때 개방한 적이 있다.

소양강댐이 방류를 시작하면 16시간 뒤 한강에 도달하면서 한강 수위도 높아진다. 6일 오전부터 서울 강변북로·올림픽대로 등 모든 간선도로가 통제돼 출퇴근 혼잡이 극에 달했다. 경기 연천·파주 등 임진강 유역은 더 위태롭다.
북한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 물을 사전통보 없이 무단방류하면서 임진강 하류에 홍수경보와 주민대피령까지 발동됐다. 북한 황강댐에서 흘러나온 물은 최전방 남방한계선 필승교 수위를 높이고, 이는 홍수조절용댐인 연천 군남댐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7일에도 전국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최대 300㎜ 더 온다니 걱정이 태산이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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