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틱톡과 위챗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전세계 기술주가 7일(이하 현지시간) 휘청거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45일 안에 매각하지 않으면 틱톡과 위챗이 중국 본사와 거래할 수 없도록 했다. '거래'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본사와 미국 서비스 간 데이터 이동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사용금지 조처다.
위챗은 화웨이처럼 자칫 미국산 또는 미국 기술을 적용한 반도체 공급 길이 막힐 위험에 내몰리게 됐다.
트럼프의 전방위적인 중국 기술업체 압박은 전세계 기술주 투자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위챗 모기업인 중국 텐센트 주가가 이날 홍콩 시장에서 최대 10% 급락하는 약세를 보인 끝에 5% 하락 마감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미디어 그룹인 내스퍼스의 정보기술(IT) 자회사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증시에 상장된 프로수스 주가도 6% 급락했다. 프로수스는 텐센트 지분 31%를 소유하고 있다.
프로수스 모기업 내스퍼스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증시에서 4% 넘게 하락했다.
틱톡 압박이 위챗으로 확대되자 투자자들은 그 화살이 알리바바 같은 다른 중국 IT 업체들로 향할 가능성도 우려할 수밖에 없게 됐다.
유라시아 그룹은 '기술 냉전(Technology Cold War)'이 시작됐다면서 "미 정부가 소비자 기술 업종에 전례없는 개입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신뢰가 안가는' 중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고 '흑색선전과 기업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며 안보를 이유로 중 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틱톡, 위챗을 거쳐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일본 소프트뱅크도 타격을 받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 지분 25%를 갖고 있다. 또 소프트뱅크 산하의 비전펀드는 바이트댄스 소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도쿄 증시에서 소프트뱅크 주가는 이번주 들어 3% 넘게 하락했다.
알리바바 주가는 이날 홍콩 증시에서 3% 하락했다.
불똥은 뱅가드, 블랙록, T로 프라이스 등 미 대형 자산운용사로도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리피티니브에 따르면 이들 역시 알리바바, 텐센트 주요 주주 가운데 하나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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